분황사·황룡사 등 체험행사 개최
선덕여왕경모회(회장 이정옥·위덕대 명예교수)는 최근 분황사와 황룡사지, 그리고 경북천년숲정원을 답사하며 체험하는 ‘선덕여왕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올해 초 정기총회에서 결의된 회원들의 재능 기부로 진행됐으며 경모회 회원들의 역량 강화와 회원 결속을 다지기 위해 기획된 첫 번째 행사였다.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해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뜻깊은 자리를 만들었다.
먼저 이정옥 회장은 ‘선덕여왕의 발자취를 밟다’라는 주제로 분황사와 황룡사지를 찾아 해설을 진행했다. 이 회장은 위덕대에 재직하던 시절, 삼국유사의 현장을 탐방하는 경주 여행을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20여 년간 안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삼국유사 ‘흥법 아도기라조’에 따르면, 신라 서라벌에는 전불시대의 칠처가람, 즉 일곱 개의 가람터가 있다. 흥륜사, 영흥사, 황룡사, 분황사, 영묘사, 사천왕사, 담엄사 중 흥륜사, 영묘사, 사천왕사를 비롯해 용궁 북쪽의 분황사와 남쪽의 황룡사는 모두 선덕여왕과 깊은 연관이 있는 사찰이다.
△분황사
선덕여왕 3년(634년)에 창건된 절이다. 국보인 모전석탑, 화쟁국사비 비석대, 석정, 당간지주가 보존돼 있다. 원효대사가 이곳에서 ‘화엄경소’를 집필했고, 원효가 입적하자 아들인 설총이 유해를 부숴 진용을 소조해 분황사에 봉안했다. 설총이 절에 가서 절을 할 때 소상이 돌아봤으므로 지금도 돌아보고 있는 형상이라는 설화가 삼국유사에 기록돼 있다. 신라의 천재화가 솔거가 그린 관음보살상도 이곳에 있다. 향가 ‘도천수대비가’와 ‘원왕생가’의 탄생 현장이다. 특히 분황사의 석정은 호국룡변어정, 또는 삼룡변어정이라고 불리며, 원성왕대 신라의 호국룡을 중국의 사신이 몰래 훔쳐갔으나 다시 찾아와 이 우물에 넣었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황룡사지
진흥왕 11년(553년) 월성 동쪽에 새로운 궁궐을 짓던 중 황룡이 나타나자 이를 사찰로 고쳐 절의 이름을 ‘황룡사’라 했다. 착공 후 14년만에 대략의 건물을 완성됐고, 이후 574년에는 신라 삼보 중 하나인 황룡사장육존상이 조성됐다. 584년에는 중금당, 서금당과 동금당이 완공됐다. 이후 60년이 지나 선덕여왕 14년(645년)에 황룡사목조구층탑이 세워졌다. 이 탑은 백제의 아비지가 조성했다.
황룡사는 4대왕 94년에 걸쳐 완성돼 신라 호국대찰의 위용을 갖추게 됐다. 황룡사구층탑은 총 높이가 약 80m에 달하는 거대한 목탑으로, 벼락 등의 피해로 신라와 고려시대에 6차례의 중수를 거쳤다. 고려 고종 25년(1238년) 몽고란으로 가람 전체가 불타고 현재는 건물의 주춧돌과 황룡사구층탑의 심초석만 남아있다. 신라 최대의 국찰이었던 이곳에서는 수많은 백고좌회가 열렸으며, 금당 벽에는 솔거의 노송도가 있어 새들이 착각해 앉았다가 떨어졌다는 기록도 있다.
이어 윤미아 회원(천년숲애 사회적 협동조합 대표이사)의 재능기부로 마련된 경주천년숲정원 산책이 이어졌다. 경북천년숲정원은 원래 산림보호 및 환경 연구기관인 경북산림환경원을 2023년 시민들에게 개방한 숲공원으로, 경북의 지방정원 1호다. 경주를 테마로 조성된 공간에는 다양한 나무와 꽃들이 식재돼 있다. 이날 숲해설가인 이덕만 교육부장의 재미있고 알찬 해설이 1시간 정도 진행된 후, 테라리움 만들기 체험도 진행됐다.
이정옥 경모회장은 “앞으로도 회원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봉사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덕여왕경모회는 신라 27대 선덕여왕의 리더십을 존숭하는 경주와 인근 도시의 리더급 여성들로 구성된 단체로, 선덕여왕 추모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