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출마 선언 5월 1~3일 유력… 총리실 ‘3실장’ 중심 캠프 꾸릴 듯 오세훈·이낙연 등 지지세 넓히고 11일 전 단일화 후 국힘 입당 전망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최측근인 손영택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28일 사임하면서 한 대행의 출마 결정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초 대행직에서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날 “한 대행의 공직 사퇴 및 대선 출마 선언 여부는 5월 1~3일 중 하루로 결정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30일 사퇴 전망이 나왔지만 대행으로서 수행할 일정이 생기면서 이번주 후반에 사퇴 후 출마 선언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치권에서는 공직자 사퇴 시한은 다음달 4일이고, 5월 3일부터 6일까지 연휴 기간인 만큼 1일이나 2일 공직에서 물러나 대선 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대선 출마를 준비할 캠프 구성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번주 사직이 예상되는 총리실 3실장(비서·공보·정무)이 중심이 돼 소수 정예 캠프를 꾸릴 것으로 전해졌다. 손영택 비서실장은 이날 사표를 제출했고, 김수혜 공보실장, 신정인 시민사회국장 등 핵심 참모들이 사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비록 캠프는 소수 정예지만 한 대행이 공직 생활을 하며 쌓은 정·재계와 관가 인맥 등을 중심으로 세를 불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행은 특히 정대철 헌정회장과 회동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한 대행의 경기고·서울대 5년 선배로서 막연하게 지내온 만큼 향후 행보 등을 상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 대행이 오세훈 서울시장, 이낙연 전 총리 등과 접촉해 지지세를 넓힐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행의 측근 인사들은 차기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고 2028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선을 함께 치르면서 개헌을 추진하는 방안을 핵심 공약으로 검토 중이다.
계엄 선포에 반대했다는 점에서 윤석열 정부의 총리라는 비판도 사전에 차단할 방침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에서 총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계엄하고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그동안 계엄에 반대했다고 얼마나 얘기를 많이 했느냐”고 밝혔다.
한 대행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도 관심사다. 한 대행은 사퇴 후 무소속 예비 후보로 출마하고,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되면 본격적인 단일화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후보 등록 마감일인 5월 11일 전 단일화 후 입당하는 것을 고려하고, 이후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등과의 단일화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편, 한 대행은 29일 국무위원 간담회와 정례 국무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한 대행은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 금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30일에는 간담회에 참석하는 공개 일정이 잡혀있다. 총리실은 또 한 대행이 당일 방한하는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을 접견하는 일정도 조율 중이다. 펠란 장관은 한국 조선소를 방문해 한미 간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한 대행을 예방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