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된 이재명 전 대표의 첫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그는 28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예정에 없던 박태준 포스코그룹 초대회장의 묘역까지 참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정국 때 선보였던 ‘우클릭’에 다시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대선 경선에 나섰던 8년 전 성남시장 시절엔 두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를 거부했었다.
이 후보는 이날 선대위 인사를 하면서도 ‘보수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상임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전날 당 후보 수락 연설에서 ‘국민 대통합’을 강조한 그는 “최대한 넓게, 친소관계 구분 없이 실력 중심으로 사람을 쓰겠다”고 했다. 그는 첫 공약으로 반도체 특별법 제정을 제시하면서 이날 첫 현장 방문일정으로 반도체기업을 찾기도 했다.
중요한 건 진정성이다. 그는 지난 2월 21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차례로 방문하면서 “우클릭 같은 얘기들에 대해서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전제하면서 “최근에 (반도체 특별법 관련) 주 52시간제 문제로 많은 분이 우려하시는데 저나 민주당의 입장은 명확하다. 우리 사회가 노동시간 단축과 주 4일 근무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발언 직후 “노란봉투법(쟁의행위 범위 확대와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이 핵심) 재추진 등을 앞으로도 당론으로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최근에는 주 52시간 예외 허용 내용이 빠진 반도체 특별법 제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다.
이 후보가 사회통합을 이번 선거의 최대이슈로 내건 이유는 뻔하다. 지난 대선에서 0.73%p 차이로 석패한 것을 뼈아프게 생각하면서, 공격적인 중도층 외연 확장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 후보에 대한 유권자의 신뢰는 여전히 강하지 못하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수시로 말을 바꾼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야당인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조차 “반대파를 누구보다 효과적으로 숙청한 이 후보가 통합을 말하면 누가 믿겠는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