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북 의성에서 시작한 산불로 도내 5개 시군의 산림이 초토화되는 과정을 우리는 목격했다.
매년 발생하는 산불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인명은 물론 막대한 재산 피해까지 감수해야 하는 일이 반복되는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경북 북부지역 산불이 도내 5개 시군으로 퍼져 대형화된 데 대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강한 바람이 불고 건조한 날씨가 산불을 키웠다는 기상 조건도 해당되고, 임도 부족, 소방 장비 부족 등도 이유가 된다.
그러나 그 중 산불을 조기에 진화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인 헬기 교체 문제가 늘 가장 큰 이슈였다. 산불이 더 커지기 전에 기동력 좋은 헬기를 바로 투입해야 하나 헬기 노후와 용량 부족, 야간 투입 불가 등의 조건으로 조기 진화에 장애가 됐다는 것이다.
특히 야간 진화작업에 헬기를 동원할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금상첨화인데도 이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경북 북부지방 산불 진화에도 헬기의 야간 투입은 물론 없었다. 날이 새고 나면 진화율이 다시 올라가는 비효율적 상황이 반복되는데도 안전 등을 이유로 헬기 활용을 못한 것이다. 그 사이 피해가 커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대구시 북구 함지산 산불이 23시간 만에 주불을 진화했다. 축구장 364개 면적을 불태웠지만 인명과 재산 피해없이 빠른 시간 안에 수습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함지산 산불 조기 진화의 주인공으로 수리온 헬기가 주목받고 있다. 수리온 헬기는 우리 군이 보유한 노후 헬기를 대체하기 위해 국내서 만든 다목적용 신형 헬기다. 함지산 산불에 산림청은 두 대의 수리온을 처음으로 야간 투입키로 하고 임무를 부여했다.
두 대는 밤사이 3만6000L 상당의 물을 투하하면서 전날 밤 8시 19%이던 진화율을 다음날 오전 6시 65%까지 끌어 올리는 성과를 냈다. 산림청도 “수리온 헬기의 야간 투입으로 큰 성과를 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산불이 연중화·대형화되고 있다고 한다. 노후 소방헬기 교체가 가장 시급하다. 당국은 수리온 헬기의 야간 투입으로 확인된 효과를 바탕으로 신형헬기 도입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