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은 2일 대구를 방문해 “한 대행과 회동 계획 없다”고 밝혔다.
이 고문은 이날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강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과 만나는 게 선행과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지난달 30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직접 전화를 걸어 통화했다. 이 고문은 “한 대행이 그저께 전화를 주셨는데, (한 대행과) 생전 처음 있는 통화"라며 "2일 식사를 하자고 해서 내가 ‘그날은 대구에 와야 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대행과) 통화하고 술 먹읍시다 밥 먹읍시다 하는 정도의 관계는 아니다"며 "만나는 것이 선행 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머지 않은 시기에 (한 대행이) 계엄이나 탄핵,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생각을 밝히셔야 될 것”이라며 “한 대행의 세 가지 약속(개헌, 통상외교, 국민통합)에 대해 공감하지만, 연대가 반드시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서 확신을 갖고 있지 않다. 특히나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연대에 가담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당명 변경 얘기가 나오는데 당명 변경은 가장 비본질적인 변화이고 흔해 빠진 속임수”라며 “국민의힘은 해체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 빅텐트라는 용어 말한 적 없다”고 덧붙였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판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고문은 “민주당은 후보를 교체하는 것이 상식에 합당하다”며 ”민주당이 다른 후보를 내세우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대법원 판결은 상식을 확인한 판결이다. 대법원이 그냥 유죄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공직 적격성이라는 기준을 예시했다”며 “(이 후보가)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맡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대법원의 판단을 내비친 것이라고 봐야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의 판결을 쿠데타라든가 내란 세력이라든가 아무것도 아닌 해프닝이라든가 이렇게 깔아 뭉개는건 처음 봤다”며 “'대법원을 깔아 뭉개고 사법부마저 손아귀에 쥐려고 하는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제대로 할까' 이런 의문에 대해서 민주당이 답할 의무가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 후보의 “대통령 당선 이후 소추되지 않을 권리와 재판받지 않을 권리" 주장에 대해서는 “굉장히 놀라운 발상이다. 법치주의를 지키는 길인가에 대해서 깊은 의문을 갖고 있다”며 “설령 그것에 성공한다고 한다면 그것 자체가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일이고, 퇴임 이후에는 재판받을 용의가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고문은 대구 방문 이유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올해가 여정남 열사 사형 50주년인데 경북대학교 바로 앞에 공원이 있어서 참배를 하고 강연을 시작할까 생각한다. 경북대 강연은 두 번째”라고 말했다.
또 “대구는 일제 강점기에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 유공자를 배출한 곳이다. 특히 국채보상운동은 대단히 참신하고 용기 있는 운동”이라며 “2·28민주화운동은 학생들이 일어나서 4·19의 도화선이 됐다”고 치켜세웠다.
이 고문은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대 캠퍼스 내 대구 출신의 학생운동가이자 인민혁당재건위원회사건 희생자인 여정남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여정남 공원을 방문했다. 이어 경북대 사회과학대학에서 강연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