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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산불, 검게 그을린 숲에서 다시 피어나는 희망

경북매일
등록일 2025-05-11 19:14 게재일 2025-05-1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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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창 안동시장

“이번 산불로 많은 시민이 삶의 터전을 잃고 깊은 상처를 입었다.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안동시는 현재 피해복구와 함께 생활 안정, 농가 지원, 산림 회복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시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연대와 협력의 힘으로 반드시 안동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다”

2025년 봄, 안동시는 대형 산불로 인해 유례없는 피해를 입었다. 순간 풍속 28㎧의 강한 바람을 타고 번진 불길은 안동시 남쪽의 7개 면을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숲은 검게 그을렸고 마을과 삶의 터전이 흔적 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안동시민과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손길들이 하나둘 모였고, 이제 안동은 회복의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디고 있다.

이번 산불로 안동에서 소실된 산림 면적은 2만6708㏊로, 여의도 면적의 92배에 달하는 규모다. 또한 사망 4명, 부상 6명 등 10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여기에 정부 재난관리시스템(NDMS)에 입력된 자료를 기준으로 안동시에서 이번 산불로 전소됐거나 반소 또는 일부가 소실된 주택은 모두 1379동에 이른다. 여기에 신고되지 않은 빈집 등을 포함하면 철거 대상은 1,700동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밖에도 농작물 883㏊, 축사 231곳 등이 불길에 휩싸였다.

산불로 인해 발생한 대피주민은 5300여 명에 달했다. 이 중 1000여 명은 여전히 선진이동주택과 대피소 등에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피해는 산업 전반으로도 확산됐다. 남후농공단지 내 제조업체 26곳이 전소 또는 일부 소실됐으며, 스마트팜 시설과 식품업체, 건설업체 등 개별기업도 34곳이 피해를 입었다. 안동의 지역경제를 지탱해온 기반산업이 송두리째 흔들린 셈이다.

산불이 진화된 후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조속한 복구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다아 곧바로 피해복구에 나섰다. 현재 주거지원 분야에서는 68개 부지를 주택입지로 선정해 956동의 선진이동주택 공급을 추진 중이다. 

5월 중순까지 전량 설치를 목표로, 현재 절반가량이 공급 완료됐다. 선진이동주택은 1세대(3인 기준)당 1동이 제공되며, 싱크대·옷장·신발장·에어컨·바닥난방 등 생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한, 공공임대주택을 활용한 긴급 주거지원도 병행, 74세대의 이재민이 입주를 완료했고 모듈러주택에도 13세대가 생활하고 있다.

농업 분야의 회복을 위한 지원에도 나섰다. 5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트랙터, SS기, 승용제초기 등 장·단기 임대 농기계를 확충, 무상으로 임대하고 있으며 지원된 철거비 반납에 동의한 농가에 대해서는 농업시설 철거를 지원해 현재 90%가량 완료했다.

아울러 피해 사실이 확인된 농기계를 다시 구입할 경우 재난지원금을 포함해 최대 70%의 보조금을 지원할 예정이며, 응급복구용 농업용수 기자재를 지원하는 등 조속한 영농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폐기물 처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산불로 48만t의 폐기물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며 처리비용은 430억 원에 달한다. 우리시는 신속하고 안전한 처리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해 현재 60% 이상의 처리율을 달성했다. 폐기물 임시 적환장도 5곳(일직면, 임하면, 길안면, 임동면, 기존 매립장)을 설치하고 반출된 폐기물은 전량 안동시에서 무상 처리할 계획이다.

 

아울러 건축허가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친 농사용 창고와 비닐하우스 등 영농시설에 대해서는 재난지수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이 철거비로 해당 농가에 지원되고 있다.

피해기업을 위한 지원책도 병행되고 있다. 대구·경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과 공동으로 ‘원스톱 지원센터’ 설명회를 열고 참석 기업과 각 지원기관 간의 일대일 심층 상담 등을 진행했다.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1년간 운전자금 융자한도액 및 이자를 우대 지원해, 융자한도액을 최대 5억 원까지로 확대하고 이자도 5.5%까지 확대 지원키로 했다.

산불은 많은 것을 앗아갔다. 하지만 잿더미 속에서도 지역사회는 다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안동시민과 더불어, 전국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산불 발생 후 지금까지 83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주민들을 도왔으며, 경북공동모금회와 고향사랑기부 등으로 전해준 성금은 총 83억이다. 큰 금액이지만 피해가 워낙 컸던 터라 안동시는 주민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성금을 모금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산불은 삶의 터전을 불태웠지만, 안동은 무너지지 않았다. 잿더미 위에도 희망은 자라고 있다. 시민의 의지와 전국 각지의 손길, 행정의 신속한 대응이 어우러져 안동은 전보다 더욱 단단하게, 더 푸르게 되살아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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