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등록 후 대구서 첫 유세 “TK 70~80% 지지가 변화 일으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지난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후보 등록을 마친 직후 ‘보수의 심장’ 대구를 찾아 첫 유세에 나섰다. 그는 이날 “TK에서 70~80%의 지지를 보내야 우리가 바라는 변화가 일어난다”며 보수 유권자들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동성로 거리버스킹, 파워풀 대구 페스티벌 참여 등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아무리 대구가 변하지 않는다고 사람들이 얘기하지만 90년대에는 대구도 화가 나면은 자민련도 당선시키고 2016년에는 김부겸 총리도 당선시켰다”며 “대구가 화나면 진짜 무서운 곳이다. 그걸 이번에 꼭 보여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을 겨냥해서는 “정든 집이라도 너무 낡아 사람이 살 수 없다면 과감히 헐고 새로 지어야 한다”며 “지금이 바로 보수를 재건축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날 “대구·경북에 책임 있고 비중 있는 분들이 지금 저희와 대화하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의 지금 상황이 이상한 방향으로 가다 보니까 그분들에게 조금 기다리고 계시라 이렇게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 지역 보수 진영의 전·현직 거물급 인사 영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최근 이 후보는 보수·중도층의 폭넓은 지지를 받으며 대안 정치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비정상적인 후보 교체 시도에 실망한 일부 보수 유권자들이 개혁신당으로 이동하면서 이 후보를 중심으로 한 지지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개혁신당 선거대책위원회는 11일 0시 기준 온라인 입당 당원 수가 8만91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지난 8일까지만 해도 8만4000명 수준이던 당원 수는 김문수·한덕수 간 단일화 결렬 직후 급증하기 시작했고, 10일 새벽 국민의힘 지도부가 후보 교체에 착수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개혁신당 입당 인증글이 잇따랐다.
이 후보의 유튜브 채널인 ‘이준석TV’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11일 기준 4만 2900명이던 구독자 수는 지난 8일 기준 9만 4800명을 넘기더니 11일 오후 5시 기준 11만 6000명을 돌파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까지 포함하면 체감 지지세는 훨씬 클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무능과 혼선이 보수 유권자들의 집단 이탈을 촉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치권 내부에서도 이 후보를 향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수 레밍 정당은 사라지고 이준석만 홀로 남았다”는 글을 올렸다.
같은 날 인천공항에 배웅을 나간 이 후보에게 홍 전 시장은 “이번 대선판은 이재명 대 이준석"이라며 "두 사람이 한번 잘 해보시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이준석 중심으로 대선 판세가 재편될 수 있다는 정치권 일각의 기대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홍 전 시장 출국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에서 친분이 있는 현역 국회의원 여러 명이 감정이 격해서 저에게 전화하기도 했다"며 "어떤 의원은 우리 같이 힘을 합쳐서 (일을) 해볼 수 있는 거 아니냐라고 읍소하시는 분도 있다"고 밝혔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