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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출신 고재익 전 서울강서구의원, 경북도지사 ‘효자상’

고성환 기자
등록일 2025-05-12 10:08 게재일 2025-05-1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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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귀향해 부모 모시며 효행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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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도지사(왼쪽)으로부터 효자상을 받은 고재익 전 강서구의원. /고성환 기자

2023년 3월 고향인 문경시 산양면 송죽리 덕암마을로 귀향해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고재익 전 강서구 의원이 지난 8일 이철우 경북도지사로부터 효자상을 받았다. 

2년 모신 아버지 고운환 초대 문경시의회 의장은 지난 3월 95세를 일기로 별세했고, 어머니 진주 강영숙 여사는 96세다. 

3년 전 아무 말 없이 잘 지내시던 어머니가 전화해  “애비야, 내가 이제 밥을 못 해먹겠다”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마냥 아들을 돌볼 줄 알았던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으로는 매우 생소했다. 고때 고재익 전 의원은 새로운 일을 하려던 계획이었다. 

그 전부터  “어머니, 아버지, 서울로 올라오세요”라고 립 서비스를 했지만, 정말로 모시자고 했던 말은 아니었다. 평생을 고향에 사신 어르신들이 막상 서울로 오신다 해도, 감옥살이가 될 그 상황을 고재익 전 의원은 알고 있었고, 그렇다고 당장 모실 수 없는 형편에서 한 말이었다. 

고향에 와 보니 두 어른은 너무 노쇠하셨다. 아들로서 의지했던 강건하고 든든한  ‘엄마, 아버지’가 아니라, 바람 불면 날아갈 듯 돌봄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 얼마간은 서울과 고향을 오가며 보살피다가, 부모님은 더 이상 느슨한 돌봄을 허용하지 않는 상태로 점점 기울어갔다. 

그렇게 귀향했다. 집안 청소부터 시작했다. 손자를 돌보아야 하는 아내는 밑반찬 만들어놓고, 빨래 해놓고, 세세한 청소를 해 주고 오고갔다. 그런 아내로부터 고재익 전 의원의 서툰 집안 살림은 지청구 듣기에 딱 맞았다. 

1953년 덕암에서 태어난 고재익 전 의원은 산양초등학교, 문경중학교, 함창고등학교, 국민대 법대를 졸업했다. 그리고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에 입사해 승진을 거듭하여 직장인으로서 성공했다. 

그 후 2002년 강서구의원에 출마해 바로 당선됐다. 그리고 한 번 건너 2018년까지 3선 구의원을 지냈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보람됐으며, 구민들로부터 잘한다는 칭찬도 많이 들었다. 거기에 휩쓸려 무소속으로 강서구청장에 출마했다. 그렇게 20여년을 정계에서 활동했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계획을 접고, 70이 넘어, 부모 곁으로 돌아왔다. 집 옆에 있는 밭을 일구고, 논농사도 짓는다. 진작 왜 오지 않았을까? 생각할 정도로 고향은, 부모님 곁은 따스했다. 햇볕도 좋고, 바람도 좋았다. 

고재익 전 의원은 “치매에 걸리신 아버지를 시설에 입소시키지 않고 모셨던 게 그나마 조금의 위로가 된다”며, “어머님도 잘 모시고 싶은데, 마음 같지가 않다. 자욕양이친부대(子欲養而親不待)라고, 자식이 부모님을 모시려고 하나, 부모님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말이 눈물겹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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