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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 담다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25-05-12 19:18 게재일 2025-05-1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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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민 작가 초대전 ‘그리움,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 포항 갤러리 상생 
흙담·메밀밭·진달래꽃 등 풍경
사랑스럽고 수줍은 아이들 모습
노년 작가의 순수·따뜻함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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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민作

 ‘한복을 입은 어린이들, 큰 꽃다발을 든 어린 소녀와 그 머리 위에 앉은 작은새…’

‘하얀 무명 저고리를 입고 따뜻한 볕이 잘 드는 여느 집 흙 담벼락에 동네 강아지를 안고 서 있는 소녀…젖먹이 동생을 업고 있는 누이의 귓가에 꽂힌 진달래가 처연하다.’ 

 

소박하고 서정적인 색채와 표현으로 그리움을 그리는 이혜민 작가의 초대전 ‘그리움,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전이 오는 31일까지 포항 갤러리 상생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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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민作

이혜민 작가는 서정적이고 섬세한 색채로 ‘그리움’을 표현하며, 관람객들에게 잃어버린 유년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다시 불러일으킨다. 그는 한국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주로 어린 시절의 기억과 감성을 작품에 담는다. 전통적인 한국의 미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관람객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을 선보인다. 

정종식 갤러리 상생 대표는 이혜민 작가의 전시를 소개하며 “작가의 작품은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내재된 감정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그리움과 아름다움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혜민 작가는 1954년생으로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1999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스물여섯 차례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그의 작품에는 흙담, 메밀밭, 진달래꽃, 개나리 등의 풍경과 사랑스럽고 수줍은 아이들의 모습이 자주 등장하며, 이는 관람객들에게 따뜻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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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민 작가 초대전 ‘그리움,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전 모습. /포항 갤러리상생 제공

이번 전시에서는 25점의 작품이 소개되며, 이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의 풍경과 아이들의 재잘거림을 그리워하는 노년의 작가의 순수함과 따뜻함을 담고 있다. 이혜민 작가는 복잡한 현대 사회 속에서 잃어버린 유년 시절의 순수와 아름다움을 표현하며, 관람객들에게 고향, 꿈, 사랑, 슬픔, 추억 등을 전달한다. 향토적 색채와 질감, 세밀한 소재 표현, 절제된 화면은 승화된 미의식을 제공한다.

그는 자신의 ‘그리움(情)’ 시리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림 속 아이는 내 누이들이자 어린 시절 친구들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제 작품을 본 대부분 사람이 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누군가 저에게 그림 속 아이가 누구냐고 물어도 결국 그들은 작품 속에서 자신을 보게 된다. 그림 앞에서 사람들은 과거의 자신으로 돌아가며, 그 시절의 순수했던 눈빛을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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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까지 포항 갤러리 상생에서 열리는 이혜민 작가 초대전 ‘그리움,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 전. /갤러리 상생 제공 

또한, 이혜민 작가는 “어린 시절은 매우 따뜻했고, 지금과는 전혀 다른 순박한 시기였다. 제 그림은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굳이 어렵게 만들고 싶지 않다. 관객들이 제 그림을 보자마자 바로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비록 제가 의도한 주제와 다를지라도, 그들이 스스로 감동적인 요소를 찾아내고 즐길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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