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2025년, 대한민국 구미의 하늘 아래에서 아시아 육상의 새로운 역사가 쓰여진다. 오는 27일부터 닷새간의 장정으로 펼쳐질 ‘2025 구미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는 48억 아시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화합의 서사시이자, 구미가 글로벌 스포츠 도시로 웅비하는 장엄한 전주곡이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움직임인 달리고, 뛰고, 던지는 행위가 만들어내는 육상이라는 드라마는 그 자체로 순수한 열정과 감동의 결정체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육상사의 첫 페이지는 역설적이게도 영광과 비애가 교차하는 양가감정으로 아로새겨져 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故 손기정 선수가 일장기를 가슴에 품고 월계관을 쓰던 순간은 민족적 비원과 환희가 뒤섞인,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흐른 1992년 바르셀로나 몬주익 언덕, 황영조 선수는 마침내 그 아린 역사를 온전한 환희로 승화시키며 대한민국 육상의 자존을 드높였다. 바로 그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감독이 대회 홍보대사로 동행하며 본 대회의 역사적 의의를 한층 빛내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을 감안할 때, 41만 시민의 불굴의 의지와 열망이 마침내 열매를 맺어, 대한민국에서는 20년 만이자 기초자치단체로서는 최초로 유치하는 이번 대회는, 구미가 지닌 문화적 역량과 국제적 감각을 증명하는 쾌거라 할 수 있으며, 구미의 내재된 저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아시아 전역에 각인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아시아의 꿈, 구미에서 세계로!’라는 웅대한 슬로건 아래, 북한과 브루나이를 제외한 아시아 43개국 1,200여 명의 정예 선수단이 트랙과 필드, 도로를 아우르는 총 45개 세부 종목에서 210개의 메달을 놓고 불꽃 튀는 각축을 펼칠 것이다. 특히, 높이뛰기의 제왕 우상혁, 100m의 섬광 조엘 진, 3000m 장애물경기 한국 신기록 보유자 조하림을 비롯하여, 우리 고장 출신의 고교생 포환던지기 유망주 박시환 선수와 같은 차세대 주역들의 패기 넘치는 도전은 시민들에게는 자긍심을, 미래 세대에게는 무한한 영감을 부여할 것이다. 대회의 마스코트인 ‘러닝 토미’ 역시 귀여운 모습으로 선수들과 관람객을 맞이하며 축제 분위기를 돋울 예정이다.
구미시는 본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제반 준비에 만전을 기해왔다. 주경기장인 구미시민운동장은 세계육상연맹(WA)의 ‘클래스-1 등급’ 공인을 획득한 최첨단 트랙으로 탈바꿈했으며, 선수들의 기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탄성 우레탄 포장으로 세심하게 마감했다. 또한, 양쪽에서 입체적으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대형 전광판을 추가 설치하고 야간 경기를 위한 LED 조명탑 개선 등 국제 기준을 상회하는 경기 환경을 구축했다. 선수단과 관람객의 편의를 극대화하기 위한 숙박시설 리모델링 지원, 음식점의 외국어 메뉴판 보급 및 입식 테이블 전환, 도심 환경 정비 또한 빈틈없이 완료하였고, 아시아육상연맹 실사단으로부터 수차례 “완벽하다”는 호평을 받으며 대회 성공의 청신호를 밝혔다.
본 대회가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촉매제로서의 역할 또한 중대하다. 대회 기간 중 인동 거리에 매일 밤 조성되는 ‘달달한 낭만 야시장’은 선수단 숙소촌과 인접하여 외국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한국의 밤문화를 체험하는 교류의 장이 될 것이다. 구미 라면 축제의 명성을 잇는 특별 시식 부스는 갓 튀긴 면과 이색 라면 요리를 선보이며 K-푸드의 정수를 알리고, 경기장 주변에 마련될 ‘아시안 푸드 페스타’는 방문객들에게 오감 만족의 향연을 선사하며 지역 상권에 온기를 불어넣을 것이다. 나아가, 삼성전자와 SK실트론을 비롯한 구미에 소재한 글로벌 기업들의 제품을 홍보하는 기업홍보관 운영을 통해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포진한 첨단 산업도시 구미의 역동성을 아시아에 널리 알리고, 구미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는 귀중한 전기를 마련할 것이다.
본 대회의 성공은 무엇보다 시민들의 따뜻한 환대와 적극적인 참여에 달려있다.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국내외 손님들을 맞이하고, 경기장마다 뜨거운 응원의 함성으로 가득 채워주길 부탁드린다. 아울러 이번 대회를 발판 삼아, 우리 구미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무대로 힘차게 비상하길 간절히 염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