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이 지난 14일 발표(12~13일 조사)한 대선후보 지지율은 민주당 이재명 51%, 국민의힘 김문수 31%, 개혁신당 이준석 8%였다. 국민의힘 후보가 최종 확정되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처음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세 후보의 성적표가 상·중·하로 극명하게 드러났다.
주목되는 부분은 대구·경북(TK)지역 민심 변화다. 이 지역에서는 김문수 후보가 45%로 1위, 이재명 후보가 29%로 2위, 이준석 후보가 13%로 3위를 차지했다.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30%에 육박하고,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이 10%대를 넘어섰다. ‘보수 텃밭’인 TK지역에서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대하고 있는 국민의힘으로서는 비상이 걸렸다. 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은 대구에서 75.14%(민주당 21.6%), 경북에서 72.76%(민주당 23.8%) 득표율을 기록했다. 단일화 내홍으로 인한 민심 이반 현상으로 보인다.(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TK지역 득표율 목표를 30%대로 잡고 있다. 현재의 지지율 추세가 이어진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지난 14일 대구 동화사를 찾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TK 민심이 예전과는 다르다. 벽이 무너지는 듯한 변화를 체감한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가 TK에서도 강세를 보이는 것은 안동 출신이기도 하지만, 중도층 표심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갤럽 조사에서도 이 후보에 대한 중도층 지지율이 56%에 달했다.
이번 대선의 최대변수는 중도층 외연 확장이다. 국민의힘도 현재 중도층 민심을 잡기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김 후보는 강성지지층을 의식해 “윤 전 대통령의 판단을 존중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했지만, 당내에서는 자진 탈당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계엄과 탄핵의 늪’에서 벗어나야 중도층 확장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중도층 민심 변화로 일단 김 후보의 지지율이 일정 수준 올라가야 이준석 후보와의 빅텐트 여부도 모색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