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학진흥원-몽골도서관 MOU 1차 한국본 고서 전수조사 착수 공동 전시·학술회의 등 협력도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지난 20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몽골국립도서관(관장 이친호라로 바얄쿠)과 ‘기록유산 보존 및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양국 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을 포함한 전근대 기록물의 발굴·보존·활용을 위한 국제협력을 본격화하기 위한 것이다.
내용에는 기록유산의 보존과 연구·활용, 세계기록유산 등재 협력, 대중 인식 제고를 위한 활용방안 개발, 전문가 교류와 역량 강화 교육, 공동 전시 및 학술회의 개최 등이 포함된다.
이번 협약으로 단순한 선언을 넘어 즉시 실행 가능한 협력사업을 수반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가장 먼저 1차 협력사업으로 몽골국립도서관 소장 한국본 고서에 대한 전수조사가 협약 체결 직후 2일간 진행된다. 한국국학진흥원 조사단은 아직 목록화되지 않은 미발굴 한국본 고서를 중심으로 희귀 자료 확보 가능성을 타진한다.
오는 9월 말에는 몽골국립도서관 기록유산 담당자 10명을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으로 초청해 실무 교류 협력을 위한 현장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참가자들은 기록유산 보존시설 견학, 실무 체험 및 현장 답사, 기관 간 좌담회 등을 통해 한국의 선진적인 기록유산 보존·활용 경험을 직접 학습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1921년에 설립된 몽골국립도서관은 약 200만 권의 장서를 보유한 몽골 최대 도서관으로 자국 지역 도서관에 소장된 한국 관련 기록물 조사에 협력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텐규르 기념 석비', ‘아홉 종류 보석으로 쓴 칸규르’, ‘알탄 톱치’, ‘몽골 텐규르’ 등 4종을 포함해 다수의 귀중 자료를 소장하고 있으며, 다양한 대중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전자태그(RFID) 기반 기록관리, 디지털 아카이빙, 온라인 서비스 등 과학적 보존 역량과 국제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몽골 측을 지원할 계획이며, 유네스코 아·태지역 세계기록유산 위원회(MOWCAP) 사무국 운영기관으로서의 역할도 공유할 수 있다. 또한 67만 점 이상의 전통기록유산과 5종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토대로 보존 및 관리·연구·전시·교육 등 관련 사업들을 폭넓게 추진하고 있다.
향후 양 기관 담당자 간의 지속적 교류는 기록유산에 대한 전문성 확대와 실무 협력의 기반이 될 것이다. 이외에 공동 전시 및 학술회의 등 중장기적 차원의 협력도 구체적으로 실현될 예정이다.
또한 동아시아 기록문화의 정수를 간직한 양 기관이 손을 맞잡고, 문화유산 보존의 국제적 연대 모델을 실현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업무협약은 5년 기한으로 체결됐으며, 상호 합의에 따라 연장 가능하다. 올해 추진되는 1, 2차 협력 외에도, 양 기관 간 협력의 확장 가능성은 크다.
정종섭 원장은 “이번 협력은 양 기관이 축적해 온 전문성과 보존 기술을 실질적으로 연결하는 사례로, 동아시아 문화자산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공동으로 설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