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국민의힘)·이준석(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사전 투표를 하루 앞두고도 후보 단일화 테이블에 앉지 못했다. 결국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어떤 극적인 드라마도 없이 조기 대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단일화 데드라인은 사전 투표(29~30일) 전날인 오늘까지다.
그동안 단일화를 주도했던 국민의힘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어제(27일) 마지막 TV토론회 직전까지 이 후보에게 협상을 제안했지만, 이 후보는 거부했다. 그는 국민의힘 인사들의 전화를 안 받는 것은 물론 거처까지 남모르게 옮기는 단호함까지 연출했다.
국민의힘으로선 후보 단일화를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를 거의 사용한 것 같다. 김 위원장은 처음 국민 경선(여론조사)을 조건으로 제시하다가 이 후보가 호응하지 않자 “개혁신당이 조건을 제시하면 모두 검토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어떤 조건도 다 수용하겠다는 뉘앙스로 들렸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이 후보가 있는 유세 현장을 직접 찾아가 단일화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 후보가 단일화를 거부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주 지지자층인 20·30대가 후보단일화를 한다고 해서 김문수 후보에게로 표가 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는 26일에도 “김 후보로 단일화되면 표의 합(合)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단일화에 대한 이 후보의 거부반응에 일리(一理)가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단일화한 안철수 의원이 친윤계로부터 서자 취급을 당하는 현실을 직접 보고 있는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후보 단일화를 할 경우 지지층 이탈 현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문수 후보 측은 TV 토론회가 모두 끝난 오늘 이 후보에게 회동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후보 단일화 제안에 앞서,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양보를 이끌어 내기 위한 극적인 해법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 자신의 정치 인생을 올인하며 이번 대선에 뛰어든 이 후보에게 단일화에 대한 충분한 명분을 주는 게 예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