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흥해읍 출생 초·중 졸업 저예산 독립예술 영화 ‘2퍼센트’ 뉴질랜드 아태 영화제서 감독상 2월 폐암 진단… 끝내 회복 못해
포항 출신 영화계 거장인 문신구(본명 최명효) 감독이 26일 별세했다. 저예산 독립 예술 영화‘2퍼센트’로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오랜 연륜을 가진 경쟁 영화제인 뉴질랜드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낸 감독이다.
유족에 따르면 문 감독은 이날 오후 폐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지난 2월 폐암 말기 진단을 받은 후 여러 차례 수술과 항암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문신구 감독은 1955년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태어나 초, 중학교를 졸업한 후 배우가 되기 위해 이만희 감독 밑에서 연출부로 일하며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후 배우로서 영화 20여 편에 출연했으며, 1985년부터 극단을 창단해 연극 연출가로도 활동했다. 그는‘가시나무새’, ‘미란다’, ‘콜렉터’, ‘원죄’, ‘2퍼센트’등 10여 편의 영화를 연출했다.
극작가로서도 활동한 고인은 1986년에 쓴 희곡 ‘분출구’의 주인공 이름을 따서 1990년부터 문신구라는 필명을 사용했다. 노동, 정치, 성(性) 등 사회적 금기를 주로 다뤘으며, 총신대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목회 활동을 하기도 했다.
특히, 영화 ‘원죄’로 2018년 뉴질랜드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유바리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아타미 국제영화제 개막작, 춘사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작품상·황금촬영상 촬영 대상 등 여러 영화제에서 상을 받으며 한국 영화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문 감독은 지역 문화예술계를 이끄는 후대 예술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영일대해수욕장 등 포항 명소를 배경으로 촬영한 영화‘2퍼센트’는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포항지부, 경북도, 포항시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 이 영화는 포항 시민을 대상으로 시나리오와 신인배우 공모를 통해 촬영됐으며, 100% ‘메이드 인 포항’ 으로 제작돼 포항 지역민들에게 포항 지역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자부심을 크게 높였다.
고인의 빈소는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8일 오후 2시, 장지는 함백산 추모공원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