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더하기 빼기를 잘하자

경북매일
등록일 2025-06-01 18:13 게재일 2025-06-02 18면
스크랩버튼
Second alt text
유영희 덕성여대 평생교육원 교수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선택의 순간을 자주 맞닥뜨린다. 작게는 오늘 무엇을 먹을까, 메뉴를 결정하는 일부터 크게는 대학 진학이나 결혼 등 개인적으로 의미가 큰 선택도 있다. 그런가 하면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선출 같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선택도 있다.

그러나 선택의 순간에 우리가 얼마나 합리적 사고로 결정하는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내 경우만 해도 잘못된 선택으로 시간 버리고 돈 버린 경우가 셀 수가 없이 많다. 대학원에 진학할 때도 졸업 후 진로도 생각하지 않고 결정하고, 결혼할 때도 노래 잘하기에 지나치게 점수를 많이 주었다. 모두 감정에 치우쳐 하나만 생각하고 선택한 것이다.

많은 사람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선택을 할 것이다. 자기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어떤 항목에 지나치게 점수를 후하게 배분하고 다른 항목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이런 조짐이 많이 보인다. 지나치게 감정을 이입해서 지지하는 후보는 맹목적으로 숭배하거나 반대하는 후보에게는 적개심을 품기까지 한다. 어떤 유권자는 자기가 반대하는 후보자 유세장에 트럭을 몰고 가서 덮치고 싶다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게다가 주제별로 세 차례 토론이 유권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해주지 못하고 일부 후보의 자극적인 질문은 대선 토론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나올 정도로 후폭풍이 큰 상황이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유권자들은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선택하는 것은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하는 일은 헌법 제4장 1절 66조에 있다. ①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며,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한다. ②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ㆍ영토의 보전ㆍ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 ③ 대통령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진다.

중국 고전 ‘대학’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도 그의 단점을 알고,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있어도 그의 장점을 알아서 합리적으로 대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대통령이 수행해야 할 일을 염두에 두고 후보들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자. ‘더하기 빼기’ 기법은 장단점 비교에 도움이 된다. 이 방법을 개발한 사람은 에드워드 드 보노라는 의사인데, ‘수평적 사고’라는 용어를 만드는 등 사고력 향상 방법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더하기 빼기 기법’은, 정확하게 말하면 PMI(더하기 빼기 흥미)라서 항목이 하나 더 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 같은 명확한 선택지가 있는 경우에는 흥미 항목을 빼도 좋다. 먼저 자기가 적극 지지하는 후보와 경쟁하는 후보 두 사람을 선택한다. 그다음 후보들의 주요 정책을 뽑은 후 각 정책에 대해 긍정하는 근거와 부정하는 근거를 찾아 10점 척도로 점수를 매긴다. 마지막으로 긍정적인 면은 더하기 점수, 부정적인 면은 빼기 점수를 부여한 다음 합계를 낸다.

옷 하나, 휴지 하나를 사도 매장마다 브랜드마다 가격과 품질을 꼼꼼히 비교한다. 5200만 명의 삶이 달린 대통령을 뽑는 일이니만큼, 더하기 빼기를 잘해서 능력 있는 대통령을 뽑자.

/유영희 덕성여대 평생교육원 교수

유영희의 마주침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