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훈련 중이던 해군 해상초계기(P-3CK) 1대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조종사를 포함 탑승자 4명이 모두 숨졌다.
사고 군용기는 이날 오후 훈련차 포항기지에서 이륙했고, 이륙 6분만에 원인 미상의 이유로 급격히 기지 인근 야산에 떨어졌다. 군 비행기가 추락한 곳에서 불과 250m 떨어진 지점에 680가구가 사는 아파트 단지가 자리하고 있어 자칫하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도 했다.
해군은 사고 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사고원인 규명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비행기 잔해와 비행기록장치 분석 등을 통해 기체결함, 정비 미비, 조종 이상 등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정밀 조사를 벌인다고 하니 조사 결과를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군 관계자는 사고가 난 군 비행기는 당일 두 번째 훈련에 돌입했으며 공중선회 도중 별다른 교신 없이 이륙 6분 만에 추락했다고 말했다. 또 이날 기상도 양호했고, 훈련경로도 평소와 같았으며 초계기는 2010년 새 기체 수준으로 개조돼 안전상 문제가 드러난 적이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군은 동일 기종의 비행기 8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사고 후 모두 비행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포항에서는 2018년 7월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이 포항경주공항 활주로에서 추락해 5명의 장병이 순직하는 사고가 있었다. 군 항공기 사고는 군부대 인근 주민들에게는 늘 불안감을 준다. 평소 군 비행기의 소음과 분진 등으로 불만이 있는데다 사고까지 겹치는 경우는 불안감이 증폭된다. 이번 사고가 난 지점 인근에 사는 아파트 주민들로선 가슴이 털컥 내려앉는 불안감을 느껴야 했을 것이다.
올 3월 6일에는 공군 KF-16 전투기가 공대지 폭탄 8발을 오폭해 민간인이 다치는 사고를 냈다. 황당한 군 비행기 사고가 올들어 벌써 네 번째 발생했다.
사고 원인을 철저히 밝히는 것이 또 다른 사고를 예방하는 최선의 방책이다. 군 당국은 사고 원인 규명에 집중해 그 원인을 국민에게 소상히 알려야 한다. 동시에 선거 등 어수선한 정국으로 군 기강이 해이해진 것이 빌미가 된 것은 아닌지도 살펴 기강 확립에도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