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연습을 합니다’ 류슈즈 지음 미래의창 펴냄·인문
스스로 원하든 원치 않든, 누구나 인생의 끝자락에 결국 혼자인 삶을 마주하게 된다. 노년에도 비혼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떠나거나 자녀가 곁에 없는 상황도 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3년 기준 한국의 65세 이상 1인 가구는 무려 213만8000가구에 달한다. 누구나 언젠가는 혼자가 될 수 있고 따라서 혼자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홀로 나이 든다는 것’이 반드시 고독하게 나이 든다는 뜻은 아니다. 건강과 경제적, 심리적인 부분에 대해 충실히 준비해두면 ‘나를 위한 인생 후반전’을 멋지게 보낼 수 있다.
대만에서 치매 치료의 권위자이자 4050세대의 롤모델로 인기가 높은 류슈즈는 전문적인 의학 지식과 직접 인생의 황혼기를 보내며 쌓은 연륜을 신간 ‘혼자 사는 연습을 합니다’(미래의창)에 함께 녹여냈다.
저자는 노년의 혼자 된 삶을 걱정하는 이들에게 활기차고 독립적인 인생 후반을 위한 따뜻하고 유쾌한 조언을 건넨다. 또한 노년을 막연히 두려워하기보다는 구체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노년에 걸릴 수 있는 여러 가지 질병이나 건강 관리에 관한 의학 지식도 상세히 담았다.
1장에서는 노년에 혼자 지내도 외롭지 않은 생활 철학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저자는 컴퓨터, 휴대폰, 가전제품 등을 능숙하게 다루는 것이 노년 생활의 질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꾸준히 친구들과 교류하면서도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고, 기존의 취미를 즐기면서 새로운 취미도 만들어보기를 권한다.
2장에서는 노년에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인 치매에 대해 자세히 다룬다. 저자는 ‘인지 예금’을 충분히 저축해두면 뇌에 알츠하이머 병변이 있어도 생전에 치매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인지 예금’이란 후천적인 교육 수준, 활발한 두뇌 활동 등의 지적 활동, 운동, 양질의 수면, 사교 활동 등 건강한 생활 방식을 가리킨다.
3장에서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노년의 운동법에 대해 다룬다. 저자는 ‘움직일수록 활력이 넘친다’고 말하며 무엇보다도 ‘걷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 야외 활동이나 여행을 할 때 주의할 점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4장에서는 노년의 강력한 보호막이 돼줄 긍정적인 마음가짐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를테면 ‘나이가 드니까 여기저기 아프다’고 생각하지 말고 ‘나이 들어서야 아프기 시작하니 다행이다’라고 생각하자는 것이다. 저자는 마음가짐이 몸과 마음의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고 이야기하며, 자기 자신을 어떻게 대하고 긍정하는지에 따라 자신이 좋아하는 모습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한다.
5장에서는 요통, 불면증, 당뇨, 뇌졸중 등 노년에 걸릴 수 있는 여러 가지 질병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친구가 아플 때와 내가 아플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나 의료에서의 나이 차이, 남녀 차이에 대해서도 다룬다. 특히 저자는 약물 작용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므로 절대 약을 다른 사람과 공유해서는 안 되며, 병에 대해 혼자 추측하지 말고 반드시 의사에게 진료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인 류슈즈는 타이베이룽민 종합병원 신경과 전문의, 양밍자오퉁대학교 신경과 교수로 30년 넘게 일하며 치매 치료의 권위자로 이름을 알렸다. 59세에 은퇴한 이후에는 의사와 환자의 소통을 돕는 다리가 되는 것을 모토로 삼고, 건강과 노년의 삶에 대한 칼럼과 책을 쓰고 강연을 다니며 바쁘게 살고 있다. 젊을 때 못지않게 왕성하게 활동 중인 그는 팟캐스트 채널을 운영하며 녹음부터 편집까지 혼자 도맡아 한다. 2018년에는 소설을 발표하고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류슈즈는 70대인 지금도 혼자이지만 편안하고 멋진 삶을 즐기고 있다. 그는 다음의 ‘활기차고 독립적인 노년을 준비하는 여섯 가지 방법’을 제시하며 이를 충실히 준비하고 연습하면 혼자 나이 들어도 즐겁다고 말한다. 첫째. 경제적 독립을 이뤄 남에게 손 벌리지 않아야 한다. 둘째, 몸을 건강하게 가꾸고 아플 땐 꼭 치료를 받는다. 셋째, 오랜 우정을 유지하되 새로운 친구를 사귄다. 넷째, 혼자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즐긴다, 다섯째, 기존의 취미를 즐기면서 새로운 취미도 만들어본다. 여섯째, 노년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