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와 경영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신뢰는 조직의 성과, 혁신, 협업, 지속 가능성 등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친다. 신뢰는 경영의 모든 기반이 되며, 조직은 상호 믿음과 배려, 존중하는 문화가 되면 신뢰 경영이 된다.
신뢰가 높은 조직은 불필요한 확인 절차와 감시가 줄어들어 의사결정과 실행이 빨라진다. 서로 믿고 협력하므로 부서 간, 개인 간 장벽이 낮아지고, 협력 촉진으로 시너지가 창출된다. 리더가 신뢰를 받으면 구성원은 자발적으로 따르고 몰입한다. 신뢰는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조직 구성원이 리더와 조직의 의도를 신뢰하고, 변화에 적응하는 수용성이 증가한다. 또한 신뢰는 직원의 창의성, 도전 정신, 책임감 등을 자극하는 성과와 혁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신뢰 경영의 핵심 요소는 정직과 일관성이다. 말과 행동이 다르지 않고, 원칙을 지키며 일관된 기준을 유지하는 일이다. 정보의 공유, 결정 과정의 공개, 열린 피드백의 문화 조성 등 투명한 소통이 신뢰와 건강한 조직을 만들어 간다. 인사, 보상, 평가가 객관적이고 신뢰받을 수 있는 기준을 기반으로 공정한 시스템 운영이 필요하다.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다양성을 인정하며 수용하는 경청과 존중하는 문화가 중요하다. 실수나 제안이 비난 받지 않는 환경 조성과 창의성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 확보가 필요하다. 리더는 솔선수범하며 책임지고, 실패 시 변명보다 책임지는 태도를 보임으로서 신뢰받는 리더십이 중요하다. 고객, 직원, 협력사와 단기성과보다 장기적 관계 지향형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조직에 신뢰가 무너지면, 구성원들이 진심을 숨기고, 방어적이며,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소통이 단절된다. 책임 소재를 회피하고 실수 은폐 및 책임 전가가 빈번해진다. 신뢰가 없는 조직은 만족도가 낮아 우수 인재가 떠나고,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노력만 하여 적극적인 참여가 줄어 저성과가 고착된다. 조직 내 이익을 위한 눈치 보기와 줄서기로 내부 갈등 및 정치화 되는 현상을 초래한다.
필자가, 김포에 있는 대형 송유관 제조 중소기업을 컨설팅 할 때 일이다. 아버지 창업주와 아들 생산 이사와 불신의 관계가 깊어 조직과 일에 불균형이 일어난다. 아들은 주차장에 아버지 차가 보이면 돌아가 버리는 소통의 부재였다. 하부 조직 라인과 임원 층에서도 눈치 보는 문화가 팽배하고, 모든 일의 정보와 의사 결정 과정이 순탄하지 못하여 시너지 창출은 요원한 것이다.
종합 진단을 통해 회사의 방향을 설정하고, 경영 목표, 전략, 실행계획, 운영 제도, 조직 역할 등 혁신활동을 체계화 하고, 생산 전무를 중심으로 의사결정 라인을 정립하며 불협화음을 줄여 나갔다. 대형 배관 제조업체 특성에 맞게 용접 등 주요 용역 업체 대표를 포함하는 협의체를 운영하며, 조직의 불협화음을 줄이고, 의사 결정의 효율성을 높여 나갔다. 부자(父子) 간의 인간적 신뢰는 한계가 있지만 회사 일의 추진과 의사 결정 상의 문제는 해소되었다.
조직 운영에 기본은 신뢰이고, 신뢰가 없는 경영은 한 순간에 무너진다. 좋은 기업을 향한 신뢰는 경영의 전부인 것이다.
/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경영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