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배추재배면적 감소 예상 생산량 평년 대비 25% 하락 전망
올여름 배추와 당근 등 주요 채소 가격이 급등하면서 식품업계와 소비자 모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배추의 경우, 여름철 생산량이 평년 대비 4분의 3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배추’ 사태가 재현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16일 기준 배추(상품) 소매 가격은 포기당 1766원으로 평년 대비 27%, 작년 동기 대비 19%가 올랐다. 당근은 1228원으로 평년, 작년 대비 각 32.8%, 62.9%가 뛰었다. 과일인 배(15㎏·상품) 역시 5만 551원으로 평년 24.3%, 작년 대비 66.7% 비싸다.
대구시가 조사한 ‘전통시장, 대형마트 가격 비교’에서도 채소류 가격 상승세가 확인된다. 6월 첫째 주 통배추(2㎏) 기준 전통시장 평균 가격은 3319원이었으나, 지난주 3438원으로 119원 올랐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의 배추 가격은 3031원에서 3168원으로 136원 상승했다.
이 같은 가격 상승은 공급량 감소가 원인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은 ‘농업관측 6월호’ 보고서를 통해 올해 여름 배추 생산량이 23만 6000t으로 평년보다 24.5%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생산량 전망은 재배(의향) 면적과 단수(단위 생산량)를 반영해 내놓은 추정치다.
농경연은 올해 여름 배추 재배 면적 자체가 3418㏊로 작년, 평년보다 각각 8.8%, 23.9%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농경연은 “연작 피해, 선출 발생으로 인한 휴경, 기온 상승에 의한 재배 어려움 등으로 재배 면적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식기(작물을 밭에 심는 시기) 배추 시세가 약세인 것도 재배 면적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름철 금배추 사태가 거의 매년 되풀이되자 올해도 배추 가격을 걱정하는 소비자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작년의 경우 이례적인 고온과 장기 가뭄이 겹쳐 배추 생육이 저조했고, 이에 따라 공급이 줄어든 탓에 소매가는 전년의 두 배 수준까지 뛰었다. 당시 CJ제일제당과 대상 등 주요 식품기업은 배추 수급 차질로 포장김치 생산 일부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소비자들의 체감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구 중구 서문시장의 한 채소가게 상인은 “배춧값을 물어본 손님들이 비싸다고 하며 그냥 돌아선다”며 “떼온 물건이 팔리지 않으면 다 버려야 하는데 걱정이 많다”고 우려했다.
남구 대명시장에서 만난 한 주부는 “불과 지난주만 해도 배추 두 포기에 5000원이었는데, 이번 주는 7500원”이라며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김치를 미리 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