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국민의힘 대표 선거에는 김 전 장관 이외에 조경태·안철수 의원, 양향자·장성민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장동혁 의원도 출마한다고 한다. 당권 주자로 거론됐던 나경원 의원은 이날 “당분간 국민의힘 재건을 위해 고민하겠다”며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주목되는 것은 당권 경쟁이 다자구도로 펼쳐질지, 비윤(윤석열)계와 친윤계 간 계파대결 구도로 압축될지 여부다.
김 전 장관은 최근 친윤 핵심인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의 입당을 두고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이미 당에 입당했고 입당 절차에 하자는 없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입당하는 사람을 받아들여야 한다. 문호를 개방하고 열린 대화를 해야 한다”고 했고,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내놓은 인적쇄신안과 관련해선, “당사자가 자기를 변호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절차상의 정당성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다분히 당 주류인 친윤계의 의중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전 장관은 최근 강성 보수지지층이 몰려 있는 대구지역도 자주 찾았다.
반면, 당권도전 가능성이 있는 한동훈 전 대표는 최근 연이어 공개 발언을 통해 당내 극우 세력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는 20일에도 페이스북에 “대선 기간 김문수 후보 측에서 극우 정당 중 하나로 알려진 우리공화당과 국민의힘의 합당을 시도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극우화를 막아야 한다”는 글을 올리며, 김 전 장관 측을 겨냥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9일 안철수 의원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가지기도 해 연대 가능성이 제기됐다. 두 사람은 “당의 극우화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이달 중순 유승민 전 의원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다음 달 22일 열린다. 한 달 남은 레이스 기간 중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해서, 끝없이 추락하는 당 지지율을 반전시키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