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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등록일 2025-07-29 18:09 게재일 2025-07-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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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삼복더위의 절정인 중복이다. 여름의 초입부터 유난히 무더워져서 왠만한 불볕더위쯤이야 다소 적응이 된 듯하지만, 갈수록 기세등등해지는 폭염의 고삐는 언제쯤이나 느슨해지려는지 ‘온 세상이 시뻘건 용광로 속에 있는 것 같은(萬國如在紅爐中)’의 시구가 피부로 다가오는 요즘이다. 폭염 아니면 폭우로 돌변, 온열질환과 수해를 위협하는 이상기후에 더욱 긴요하고 철저한 대비와 예방에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염천, 폭서가 무색할 정도로 한여름 밤을 뜨겁게 달군 다채로운 공연으로 잠시 더위가 멈칫해진 듯하다. 포항시 자원봉사자들을 위로하고 시민 화합을 위한 뮤직 감사콘서트 컨셉으로 ‘아세만사(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음악회가 다양한 레퍼토리로 성황리에 열린 것이다. 수개월 간의 준비와 연습을 거쳐 마침내 고품격의 열띤 공연이 펼쳐지면서 관객의 환호와 갈채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다양한 볼거리와 흥겨움의 열기로 가득한 버라이어티쇼로 전혀 손색이 없었다고나 할까?

박진감 넘치는 퓨전국악을 시작으로 경쾌한 노래와 활달한 춤, 구성진 민요와 계면조의 시조창에 스토리와 붓글씨 퍼포먼스를 곁들인 시낭송, 힘차고 거침없는 난타와 목소리를 대신해주는 유장한 악기연주와 오케스트라의 폭포수 같은 선율, 그리고 풀잎 한 장으로 청중을 매료시키는 이색적인 풀피리 연주 등이 때로는 잔잔하고 차분하게 펼쳐지다가 때로는 멋스럽고 흥겹게 풀어내며 무대와 객석을 잇는 감동의 울림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80여명의 출연진 모두 일상에서 각기 다른 분야의 봉사활동을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봉사자들이라 주목된다.

“저마다의 끼와 재능을 펼쳐 보이며/소박한 듯 수수하게/열의(熱意)인 듯 진지하게/흥겨움과 웃음을 솟게 하고/찬사와 감동을 자아내며/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네//···.//음악과 무도(舞蹈)가 피어나며 시가 흐르는 저녁/바람 따라 마음 따라 선율 따라 별빛 따라/흥겹게 어울리고 한결로 소통하니/도탑고 멋스러워라 한여름밤의 꿈빛이여!/나누고 베풀며 챙겨주고 함께하니/고맙고 아름다워라 상생의 울림이여!”-拙詩 ‘아세만사, 상생의 울림’ 중

지난 2017년 첫 공연을 시작으로 올해 9회째로 열린 ‘아세만사’ 음악회는 자원봉사자들이 보유한 다양한 재능으로 스스로 참여하고 누리며 예능으로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즉, 봉사활동 현장에서 나눔과 베풂으로 봉사의 가치를 빛낸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와 감사의 선율이라 할 수 있다. 소외되고 어두워진 사회 곳곳에 따스한 손길을 내밀고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주는 자원봉사자들은 소리 없이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들어가는데 일조하고 있다.

자원봉사는 일상 속에서 이웃과 더불어 생각을 나누고 개인의 자존감과 지역의 연대감으로 공동체를 형성하고 공익성을 지향하며 유무형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이다. 그와 함께 지역의 다양한 재능을 가진 봉사자들을 네트워크화 함으로써 일상 속의 자원봉사 시민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본다. 봉사자들에게 진정한 감사와 시민들의 화합을 도모하는 ‘아세만사’ 음악회가 아름다운 봉사문화로 지속되기를 축원해 본다.

/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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