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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홈플러스 내당점, 14일 문 닫는다

장은희 기자
등록일 2025-08-13 15:12 게재일 2025-08-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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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구 서구 내당동 홈플러스 내당점 폐점을 하루 앞두고 한 시민이 신선식품 코너에서 할인 물품을 바라보고 있다.

마지막 영업일을 하루 앞둔 13일 홈플러스 내당점 매장 내부는 이미 썰렁했다. 신선식품으로 가득 찼던 매대는 모두 비워졌고, 검정색 천으로 덮인 채 ‘영업 종료’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남은 물품은 대폭 할인 판매에 들어갔으며, 일부 통로는 검정색 천으로 막혀 있었다. 고객들은 열려 있는 통로를 따라 카트를 밀며 몇 개 남지 않은 상품을 골랐다. 3층 가전매장은 전 상품이 일찍 판매 완료돼 조기 영업을 끝냈다.

내당점 폐점은 지난 3월 홈플러스가 유동성 악화로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데 따른 조치다. 전국 126개 매장 중 68곳이 임대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 중 동촌점을 포함한 17곳은 건물주와의 협상 끝에 계약 해지가 통보됐다. 계약 해지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전국 매장 수는 100곳으로 줄어, 롯데마트(111곳)보다 적어진다.

결혼 후 50년 넘게 서구 내당동에 거주한 박길수(77) 씨는 “대형마트가 처음 들어섰을 때 동네가 환해지고 활기가 넘쳤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며 “가격도 저렴하고 물건 종류도 많아 장은 늘 여기서 봤는데, 문을 닫는다니 허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할인쿠폰이나 포인트를 다른 점포에서 쓸 수 있다지만, 거동이 불편해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인근 상권도 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매장 근처 김밥집 주인은 “소비쿠폰 덕에 매출이 오르는 듯했는데, 폐점 소식이 전해져 답답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공식 부동산 임대차 계약 만료일은 9월 중순이지만, 내당점은 14일 문을 닫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명도 이전에 준비 기간이 필요해 계약 만료일보다 한 달 앞서 폐점하게 됐다”며 “내당점 직원들은 전원 희망에 따라 타 지점으로 배치될 예정이고, 매장 내 입점 업체들은 계약 기간에 따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법원은 홈플러스 기업회생 인가 전 M&A(인수·합병)를 승인할 계획으로, 조만간 매각 절차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인수 의향을 밝힌 기업은 없는 상태다.

글·사진/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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