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인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북구 흥해읍)에 영국 명문 초·중·고 분교 유치가 추진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추석 연휴 직후인 다음달 14일 시의원 등과 함께 영국 웨일스에 있는 이 학교를 방문해 분교 설립을 확정할 예정이다.
영국 왕실이 후원하는 이 학교는 초·중·고생 400여 명이 재학 중이며, 특히 수학과 과학 분야 명문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올해 유럽 100위권 대학 3년 연속 입학률 70~75% 달성했고, 물리학 인재 배출은 영국 전체 1위를 기록했다.
포항시는 이번 방문에서 분교 유치가 확정되면 곧 바로 국비신청과 학교설립승인 절차에 들어가, 오는 2029년에는 정원 1500명으로 개교할 예정이다. 국제학교 설립 승인권은 지난 2020년부터 시·도 교육감으로 이양돼 설립 문턱이 많이 낮아졌다. 경제자유구역은 특별법에 의해 입학 자격 제한이 없는 데다 내국인 입학 비율을 교육청 규칙을 통해 50%까지 조정할 수 있다. 포항시는 내국인 비율 중 10%는 포항시민 자녀로 채울 생각이다.
포항시 구상대로 분교가 설립되면, 포항에는 세계 최상위급 교육 인프라가 형성돼 지역 발전에도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수학·과학 계열 명문대인 포스텍(포항공대) 인재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포항시 투자기업지원과장은 “분교가 설립되면 이차전지, 바이오, 수소 분야 연구·개발 인재 유치와 도시 미래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학비다. 영국 본교가 직접 자본을 투입해 세우는 직영 분교가 아니려면, 로열티 지급을 비롯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학비가 그만큼 올라가게 돼 있다. 기존 국제학교 상당수도 조기유학비용과 맞먹는 학비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 절반을 외국인으로 채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국내에서 생활하는 외국인들은 대부분 자신이 다니는 직장 근처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기 때문이다. 포항시는 이러한 현실을 잘 파악해서 분교학생들이 큰 학비 부담 없이 입학할 수 있도록 영국 본교 관계자들과 잘 협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