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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치료의 새로운 접근 매선치료

등록일 2025-10-28 16:12 게재일 2025-10-2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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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통증의 근본은 근육과 근막이 오랜 시간 굳고 말라붙은 결과다. 근육은 반복된 긴장, 잘못된 자세, 스트레스, 혈류 저하 등으로 유연성을 잃고 내부 수분이 빠져 탄력을 상실한다. 이때 유착과 혈류 장애로 신경이 자극받아 만성 통증이 된다.

매선치료는 이러한 근막층의 문제를 지속적인 자극으로 회복시키는 치료다. 녹는 성분의 특수 실을 근막층에 삽입해 바늘을 뺀 후에도 실이 남아 꾸준히 작용하도록 만든다. 실은 서서히 녹으면서 그 부위에 미세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그 반응이 새로운 혈류를 불러들이며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유도한다. 마치 오랜 가뭄 끝에 메마른 땅에 물길이 다시 트이듯 매선은 말라붙은 근육에 물길을 열어주는 셈이다. 근막층 속에 실이 자리를 잡으면 그 주변으로 미세한 혈관이 새로 자라나고 조직 내 수분이 늘어난다. 이로 인해 말라붙었던 근육은 다시 부드러워지고 탄력을 되찾는다. 동시에 세포 대사가 활성화되면서 지방세포의 부피도 줄어든다. 매선은 단순히 통증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근육을 살리고 지방을 줄이는 재생형 치료다.

겉으로 보면 단순한 침치료처럼 보이지만, 원리는 다르다. 침은 순간 자극을 주고 빠지지만 매선은 실이 남아있기 때문에 3개월에서 6개월 이상 지속적인 자극이 이어진다. 근육이 회복되는 동안 실이 서서히 흡수되며 그 자리에는 단단한 섬유조직이 새롭게 형성되어 구조적 안정성이 강화된다. 이 효과를 쉽게 비유하자면 매선은 속에 붙이는 테이핑이다. 겉에 테이프를 붙여 근육을 지지하듯이 매선은 근육 속에서 구조를 잡아주며 지속적으로 지탱한다. 시술 후에는 근육이 단단히 자리 잡고 자세가 안정되며 움직일 때의 통증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한 부위에는 보통 30~50개의 실이 들어가며 전신 시술 시에는 한 번에 약 100~150개의 실을 사용한다. 실의 개수와 위치는 통증 부위 근막의 두께 체형에 따라 달라진다. 목·어깨·허리·무릎 같은 부위는 특히 효과가 좋으며 반복적인 통증이나 근육 위축이 심한 경우 매선과 약침 초음파 가이딩 치료를 병행하면 더 큰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시술 후 초기에는 약간의 뻐근함이 느껴질 수 있으나 며칠이 지나면 근육의 피로감이 줄고 몸의 중심이 안정되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 실이 녹아 없어질 때쯤이면 근육은 이전보다 훨씬 유연하고 단단한 상태로 회복된다. 매선은 단순히 통증을 눌러주는 치료가 아니라 근육의 생명력을 되살리고 몸의 구조를 새롭게 세우는 치료다. 매선치료의 핵심은 몸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지속적인 자극을 통해 혈류와 산소 공급이 증가하면 근육은 다시 숨을 쉬고 생기를 되찾는다. 겉으로는 작은 바늘자국만 남지만 그 속에서는 수많은 미세한 변화가 일어나며 근육이 부드럽게 풀리고, 통증의 뿌리가 사라진다.

결국 매선치료는 통증을 단순히 억제하는 기술이 아니라 몸속의 흐름을 되살리고 구조를 재정렬하는 근본적 회복법이다. 근막 속 테이핑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근육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매선의 힘은 만성통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회복의 길을 열어준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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