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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빛으로 빛나기를 기원하며

등록일 2025-12-04 16:11 게재일 2025-12-0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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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출발을 약속하는 웨딩촬영. /엄다경 시민기자 제공

이번 주말에 딸이 결혼을 한다. 어느새 이만큼 자랐는지 새삼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엄마 생각이 난다. 스물넷 철모르는 딸이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 혼자 그렇게 펑펑 우셨다던 엄마. 그때 엄마의 심정이 어땠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딸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엄마일 것이니 결혼이라는 쉽지 않은 길로 들어갈 걸 생각하니 걱정이 되었을 것이다. 그 길을 어떻게 걸어갈까 혼자 노심초사 하셨으리라. 이제 내가 엄마가 되어 그 길을 걸어가는 딸을 위해 가만히 기도한다. 그리고 어머니를 그리는 시를 읽는다.

“어둠 속의 별 하나, // 어머니의 눈빛이다 // 별도 천천히 돌아가던 시절 / 멍석에 누워있으면 은하수 무량하고 매캐한 모깃불에 / 저만치 반딧불이 날아다녔지요 / 엄마 / 별을 갖고 싶어요 / 엄마 / 별을 먹고 싶어요 / 엄마 / 별과 놀고 싶어요 // 어머니는 / 풀벌레 울음 섞인 목소리로 / 나중에 나중에···. // 오늘 밤에는 별 대신 그리움 하나 / 나의 가슴을 채우고 있다” - 채만희 시 ’별‘

어머니는 영원한 우리의 고향이다. 어머니를 통해 세상으로 건너왔으니 당연한 일이리라. 나를 여기 데려다준 어머니는 먼저 돌아가서 밤하늘의 별빛이 되어 나를 바라보신다. 어머니의 다정한 눈빛이 하늘에 가득하다. 별을 쳐다보며 아련한 시절로 되돌아간다. 기억 속에 새겨져 있는 밤하늘에는 은하수가 무량하고 푸르게 반딧불이가 날고 있다. 그 어린 날의 꿈은 하늘만큼이나 넓었다. 그때는 어머니도 우주만큼 커 보이던 시절. 저 무한한 별을 다 갖고 싶다고 마구 떼를 쓰는 아이. 별을 먹고 싶고 별이 되고 싶던 아이. 어느 어머니가 아이에게 별을 따 주고 싶지 않을 것인가. 반짝이는 것들은 죄다 아이에게 안겨주고 싶었으나 어머니는 그러지 못했다. 나중에 나중에를 되뇌이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애절한 안타까움이 묻어있다.

별이 되고 싶다던 아이를 위해 울먹이는 것이 엄마의 마음이다. 이제 삶의 새로운 출발점에 선 아이에게 엄마로서 어떤 길잡이가 되어야 할까.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며 아끼라는 말만이 떠오른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신뢰와 존중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 믿는다. 엄마의 마음을 닮은 축시를 써서 간절한 마음을 담아본다. 햇살처럼 아름다운 신부가 될 아이에게 엄마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축원이 앞길을 밝혀주길 바라본다.

“사랑하는 딸아, 네가 품은 꿈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길 바라며, 엄마는 네 곁에서 늘 지켜볼게. 결혼이란 두 사람이 서로의 그림자가 되어주는 일이라더라. 때로는 햇살처럼 따뜻하게, 때로는 폭풍 속에서도 함께 손잡고 걸어갈 수 있기를. 네 웃음소리가 집안을 가득 채우던 어린 시절처럼, 앞으로도 행복이 너를 떠나지 않길 기도해. 엄마의 눈빛이 닿는 모든 곳에 네가 있음을 잊지 말고, 두려울 땐 하늘을 보렴. 거기엔 네가 태어났던 그날처럼 환한 별이 빛나고 있을 테니까.”

/엄다경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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