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탐·확통 쏠림에 인문계 정시 부담↑ 자연계는 지원자 감소·의대 정원 축소로 유리한 흐름 가능성
2026학년도 대입 정시 경쟁이 지난해보다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문계와 자연계의 판도는 극명하게 갈릴 전망이다. 주요 10개 대학 기준 인문계 수시 탈락 규모는 크게 늘어난 반면, 자연계는 오히려 감소해 정시에서의 경쟁 강도가 차이를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7일 종로학원이 2026 수시 탈락 규모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주요 10개 대학의 인문계 수시 탈락 건수(지원 건수 기준)는 19만 4238건으로, 지난해보다 1만 5281건(8.5%) 증가했다. 수시 모집인원 9305명에 지원 건수만 20만 3543건이 몰리며 경쟁이 더욱 격화된 모습이다.
반면 자연계는 수시 탈락 규모가 19만 6063건으로 전년 대비 6924건(3.4%) 줄었다. 자연계 수험생 규모 감소와 함께 의대 정원 축소 등 변수가 작용해 정시 경쟁은 지난해보다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026 수능 채점 결과에서도 인문계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사탐 2등급 이내는 7만 9611명으로 과탐(3만 7308명)의 2.1배이다. 지난해 대비 사탐 우수자는 1만 8375명이 증가했다.
확률과 통계 응시자도 26만 4355명으로 전년 대비 30.7%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확통 선택 비율은 56.1%를 기록했고, 통합 수능 도입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탐·확통 선택 증가로 인문계 수험생은 수시모집에서는 유리했지만, 정시에서는 변환표준점수·영어 반영 방식·국어 난도 등 다양한 요소가 복잡하게 작용해 더욱 신중한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자연계는 과탐 고득점자 감소, 자연계 응시자 감소, 의대 정원 축소 등이 맞물리며 상위권 경쟁자가 줄어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대학 자연계 정시에서는 지난해보다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국적으로도 2026학년도 수시 탈락 규모는 12만 155건(5.6%) 증가했다. 지역별 증가 폭은 서울 1만 8057건 증가, 경인 628건 증가, 지방 10만 1470건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탈락자가 크게 늘어난 만큼, 전체 정시 지원자 증가와 경쟁률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정시 경쟁 심화가 2027학년도 재수생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2027학년도가 현행 대입제도의 마지막 해인 데다, 지역의사제 도입으로 의대 모집정원 변동 가능성까지 존재해 자연계 중심의 재수 도전이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2026학년도 정시는 ‘인문계 초경쟁·자연계 완화’라는 양극화된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수험생들은 대학별 환산 방식, 탐구 변환표준점수, 영어 반영 비율 등 복합 요소를 세밀히 분석해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