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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평가가 왜 불수능이 되나”⋯‘2026 수능’ 영어 논란에 교육부 사실상 사과

김재욱 기자
등록일 2025-12-09 16:56 게재일 2025-12-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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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 관리 실패·검토 부실 지적 속 출제 전 과정 전면 조사 착수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영역이 ‘절대평가 도입 이후 가장 어려운 영어’라는 비판이 이어지자, 교육부가 결국 책임을 인정하고 출제 전 과정에 대한 전면 조사에 나섰다. 

절대평가임에도 역대급 난도로 수험생과 학부모가 일제히 반발하자 교육부가 사실상 사과에 가까운 입장을 밝힌 것이다. 

교육부는 최근 “수능 영어 난도가 과도하게 높아졌다는 현장의 우려를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평가원의 조치가 신속하고 투명하게 이행되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을 계기로 수능 출제·검토 전 과정을 즉시 면밀히 조사하고, 결과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단순 해명을 넘어 ‘출제 책임 구조’ 전체를 조사하겠다고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절대평가는 난도 변동을 최소화해 학습 부담을 줄이고 사교육 의존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2026 수능 영어는 △고난도 추론 문항 비중 확대 △문항 구조 변화 △지문 해석 난도 증가 등으로 수험생 체감 난도가 급등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상대평가 때보다 어려웠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특히 올해 영어는 중위권 학생들의 체감 충격이 크다는 점에서 파장이 컸다. 영어 절대평가 도입 이후 줄어들었던 변별력이 다시 돌아오면서, 1등급·2등급 비율이 예년 대비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고교 교사들은 “절대평가 도입 취지인 ‘예측 가능성’이 완전히 깨졌다”고 지적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영어 불수능 논란의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분석한다. △추론·해석 중심 문항 급증 △문항 구성 변화 △검토 과정의 부실 의혹 등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사전 난도 검토 단계에서 홍등이 켜졌는데도 충분한 조정이 없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출제 단계’ 뿐 아니라 ‘검토 단계’에서도 개선해야 할 문제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많다. 교육부가 전체 과정을 조사하겠다는 결정도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현장의 반응은 매우 날카롭다. 수험생들은 “절대평가 영어가 정시를 흔드는 변수로 변했다”고 비판했고, 학부모들 역시 “절대평가 도입 이유가 사라졌다”, “사교육비만 늘어났다”며 교육부에 책임을 묻고 있다.

정시 준비생들 사이에서는 영어 변별력이 갑자기 커지면서 전체 입시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혼란이 더 커질 전망이다.

이에 교육부는 출제위원 구성부터 검토 체계, 난도 예측 시스템 등 수능 제작 과정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에 곧바로 착수한다. 평가원도 난이도 관리 지침을 보완하고 전문가 검토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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