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8시 30분 찾은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한국도로교통공단 포항운전시험장 민원실. 매년 연말이면 ‘대란’ 수준의 소동을 빚는 다른 지역 운전면허시험장과 풍경이 달랐다.
대기 인원이 적지 않았는데도 출입구 앞까지 늘어서는 긴 대기 행렬이 보이지 않았다. 오전 9시 업무가 시작될 때까지 대기 번호는 25번에 그쳤다.
민원실 내부도 차분하기만 했다. 갱신 서류를 작성하는 민원인들 사이로 직원들의 안내가 이어졌고, 대기 줄도 빠르게 줄었다. 7개의 창구에서는 접수부터 발급까지 10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시험장을 찾은 박정남씨(64)는 “연말이라 오래 기다릴 줄 알고 왔는데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며 “다른 지역은 대란이라는 얘기가 많아 걱정했지만, 분위기가 완전 달랐다”고 말했다.
다만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1월 13일 이후에는 오후 시간대에 수험생들의 방문이 늘면서 하루 900건 이상의 민원을 처리한 날도 있었다.
올해 포항지역 운전면허 적성검사·갱신 대상자가 지난해에 비해 42.4% 늘었는데도 ‘연말 대란’이 일어나지 않은 비결은 철저한 홍보와 사전 대비였다.
안정미 포항운전면허시험장 차장은 “올해는 갱신 대상자 수 자체가 많아 연초부터 아파트 게시판, 전광판, 포스코 인근 홍보, 방송 안내 등 가능한 방법으로 홍보를 꾸준히 진행했다”고 말했다. 또 7월부터는 민원 창구를 7개로 확대해 방문객이 몰려도 처리 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수검률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11월 30일 기준 포항지역 운전면허 적성검사·갱신 수검률은 86.64%에 달한다. 전체 대상자 13만9616명 중 1만8636명이 적성검사·갱신을 마치지 않은 상태여서 혼잡 관리와 함께 홍보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적성검사·갱신 대상자들이 혼잡을 피할 ‘꿀팁’도 있다.
안정미 차장은 “요일과 시간대, 날씨에 따라 방문객 수 차이가 큰 편이어서 민원인이 몰리는 월요일 오전은 피하는 게 좋고, 날씨가 추우면 비교적 한산하다”라면서 “점심시간인 오전 11시 30분~오후 1시 30분에는 창구 인력이 3~4명씩 교대 근무로 운영돼 대기 시간이 늘어날 수 있고 신체검사실은 운영이 중단된다. 이 시간대에 방문할 경우 체감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