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공동 연구팀이 충격과 수분에 강한 탄소나노튜브(CNT) 기반 스펀지형 열전 발전기를 개발했다.
스마트워치·체온 센서 등 웨어러블 기기의 취약점으로 지적돼 온 충격·땀·습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실생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입는 전기’ 상용화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다.
경북대 나노신소재공학과 노종욱 교수팀은 KIST 김정원·나원진 박사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인체 열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CNT 스펀지 발전기를 구현했다. 옷처럼 휘어지거나 강한 충격을 받아도 전기적 성능이 유지되며, 물에 젖었다가 건조된 이후에도 정상 작동하는 높은 신뢰성이 특징이다.
기술의 핵심은 단순한 압착 공정이다. 연구팀은 다공성 폴리우레탄(PU) 스펀지를 전도성이 뛰어난 CNT 용액에 담가 전도 네트워크를 형성한 뒤, 열을 가해 스펀지를 짜내듯 압착(squeezing)했다. 이 과정으로 스펀지 밀도를 정교하게 제어하고 CNT 간 결합을 강화해, 고온·진공 장비 없이도 내구성과 성능을 동시에 확보했다.
내구성은 기존 무기 열전소자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기존 소자가 약 0.05J 수준의 충격에도 파손되는 반면, CNT 스펀지 발전기는 약 2.49J의 충격을 견뎌냈다.
이는 약 50g 무게의 웨어러블 기기가 4m 높이에서 떨어지는 상황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충격 이후에도 형태 변화나 출력 저하는 거의 없었다. 또 1만 회 이상의 반복 굽힘 시험에서도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물에 24시간 담갔다가 건조한 뒤에도 초기 출력의 95% 이상을 회복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강인성과 유연성이 CNT 네트워크가 스펀지 표면에 단단히 엮인 복합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해당 구조는 외부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면서도 전기 흐름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노종욱 교수는 “사람이 움직이고 땀을 흘리는 실제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발전기를 목표로 연구했다”며 “경량성과 내충격성을 동시에 갖춘 탄소 기반 복합소재 기술로 웨어러블 센서, 스포츠·헬스케어 기기, 사물인터넷(IoT) 전원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RLRC), 소재글로벌영커넥트사업, KIST 주요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교신저자는 경북대 노종욱 교수와 KIST 김정원·나원진 선임연구원이며, 제1저자는 김예나 경북대 석사졸업생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컴퍼지트 앤 하이브리드 머티리얼즈(Advanced Composites and Hybrid Materials) 11월 22일자에 게재됐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