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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부동산, 2026년 공급 절벽 본격화⋯ “부분 회복·전체 정체의 해 될 것”

김재욱 기자
등록일 2025-12-22 22:28 게재일 202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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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지 신고가·외곽 미분양 동시 지속⋯신축 희소성 확대 전망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아파트 단지 전경. /경북매일DB

대구 부동산 시장이 2026년을 앞두고 뚜렷한 양극화 흐름 속에서 분기점을 맞고 있다. 

2025년 ‘똘똘한 한 채’로 대표되는 핵심 입지 중심의 신고가 행진이 이어진 반면, 외곽과 중소 규모 단지는 여전히 미분양에 발목 잡히며 회복 속도가 갈렸다. 여기에 후분양 영향으로 신규 공급이 사실상 끊기며 ‘입주 폭탄’이 해소된 자리에는 ‘공급 절벽’ 우려가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22일 부동산 전문회사 ‘대영레데코’와 ‘빌사부’는 2026년을 두고 “전체 상승이 아닌 부분 회복의 시기”라고 진단했다.

2025년은 수성구와 중구 등 핵심지에서 신고가가 잇따르며 시장 하단을 지지한 해였다. 범어동 ‘범어W’와 ‘힐스테이트범어’가 각각 18억 원, 17억 원에 거래되며 상징적 레벨을 새로 썼고, 중구·동구 주요 단지도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 반등이 아닌 입지·상품성 중심 시장 재편의 신호로 해석한다. 2026년에도 이 같은 핵심지 중심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외곽·중소단지는 미분양과 가격 부담으로 회복이 더딜 전망이다.

대구는 2025년 후반부터 신규 인허가가 급감하며 본격적인 공급 절벽 구간으로 진입했다. 2023년~2024년 대규모 입주 물량이 시장을 압박했지만, 2025년 입주 물량이 1만 2000호 수준으로 줄어들며 전세 안정과 매매 바닥 형성을 이끌었다. 

문제는 내년 이후다. 2025년 분양한 7개 사업장이 모두 후분양이었던 탓에 2028년 이후 신축 공급 부족은 불가피하다. 

대구 전체 미분양은 2022년 고점 대비 감소했지만, 준공 후 미분양은 3394호로 오히려 늘어난 상태다. 외곽·중소단지를 중심으로 10~20% 할인 분양과 잔금 유예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기존 계약자와의 형평성 논란으로도 번졌다.

2025년 대구 신규 분양가는 3.3㎡당 평균 3030만 원으로 전국 광역시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범어동 ‘어나드범어’는 평균 3930만 원, 펜트하우스는 최고 6400만 원을 기록했다.

2026년에도 건축비 상승과 후분양 확대 영향이 지속되며 고분양가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로 인해 분양가 경쟁력이 있는 단지와 그렇지 않은 단지의 청약 성적이 극단적으로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금리와 전세 사기 여파로 2025년 대구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율은 66%까지 상승했다. 남구는 77%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2026년에도 금리 하락폭이 제한되면서 월세·반월세 중심의 흐름이 구조적 추세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2030년 개항 목표가 불투명해지면서 서부권 개발 기대감이 다소 흔들리고 있다. 다만 서대구역세권 개발과 광역교통망 사업은 계속 추진되고 있어 단기 충격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대영레데코·빌사부 송원배 대표는 “대구 시장은 공급 과잉의 긴 터널을 벗어났지만, 양극화·고분양가·정책 변수라는 숙제가 남았다”며 “2026년은 준비된 수요에게는 기회가,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는 격차로 돌아오는 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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