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원노인복지관 ‘자서전 교실’ 책 발간 기념식 가져 4명 어르신 나다운 삶을 위한 치유 글쓰기 완성
고령사회로 접어들며 노년의 삶의 질과 자아실현이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평범한 어르신들의 인생을 기록으로 남긴 뜻깊은 결실이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대구 비원노인복지관(관장 권덕환)은 구랍 29일 복지관 대강당에서 ‘나다운 삶을 위한 치유 글쓰기’ 자서전 교실 평가회 및 책 발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2025년 1·2기 과정에 참여한 네 분의 어르신이 5개월간의 글쓰기 여정을 마치고 각자의 삶을 담은 자서전 출간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단순한 프로그램 종료를 넘어, 평생을 가족과 사회를 위해 살아온 어르신들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돌아보고 기록으로 완성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나다운 삶을 위한 치유 글쓰기’는 어르신들이 기억과 감정을 글로 표현하며 정서적 안정과 자아 존중감을 회복하도록 돕기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특히 과거를 회상하고 이를 글로 정리하는 과정이 인지 기능을 자극해 치매 예방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수업은 작법 기술보다 삶 그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어르신들은 어린 시절의 기억부터 생업의 현장, 기쁨과 아픔이 교차했던 인생의 굽잇길을 원고지 위에 한 줄 한 줄 풀어냈다. 지난 5월부터 12월까지 이어진 긴 여정은 방종현 지도교수와 김윤숙 강사의 세심한 지도 속에 진행됐으며 처음에는 글쓰기를 어려워하던 참여자들도 점차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마음을 열었다. 교실은 어느새 배움터를 넘어 공감과 연대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완성된 자서전을 손에 쥔 네 분의 어르신은 깊은 감회를 전했다. “마음속에만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책으로 남길 수 있어 보람차다”, “과거를 정리하며 나 자신을 다시 만나는 시간이었다”, “잊고 지냈던 기억이 되살아나 삶이 단단해졌다”는 소회는 글쓰기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삶을 치유하는 과정임을 보여줬다.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함께한 은윤수 사회복지사는 “글쓰기를 통해 어르신들이 자부심을 되찾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방종현 지도교수 역시 “자서전은 문장력이 아니라, 정직하게 자신의 삶을 마주하는 용기로 완성된다”며 “이번 발간은 노년의 삶 또한 존중받고 기록돼야 할 소중한 역사임을 일깨운다”고 평가했다.
비원노인복지관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어르신들의 삶과 경험이 다음 세대에 전해질 수 있도록 기록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 줄의 기억에서 시작해 한 권의 인생으로 완성된 이번 자서전 교실은, 노년기 역시 여전히 성장하고 기록될 수 있는 아름다운 시간임을 증명하며 지역사회에 깊은 울림을 남기고 있다.
/장혜숙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