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구박물관 “사람과 땅 지리에 담다”
국립대구박물관은 지난해 11월 25일부터 오는 2월 22일까지 조선시대 지리지(地理誌)를 주제로 한 특별전 ‘사람과 땅, 지리지에 담다’를 전시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올해로 발간 600주년을 맞은 ‘경상도지리지’의 탄생을 기념하고자 마련됐다. 전시장에서는 ‘세종실록지리지’와 ‘대동여지도’, ‘신증동국여지승람’, ‘경상도지리지(모사본)’, ‘대구달성도’, ‘대구부읍지’ 등 87건 198점의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다. 총 4부로 구성된 이번 전시를 통해 조선시대 국가 통치의 기반이 된 자료는 물론 옛 사람들의 생생한 삶의 현장도 살펴 볼 수 있다.
1부 전시 ‘사람과 땅’에서는 선조들이 땅 위에 새긴 삶의 흔적들을 살필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425년 세종의 명으로 편찬된 ‘경상도지리지’다. 이는 경상도의 사회·경제 상을 보여주는 가장 오래된 지리지로 당시의 행정구역, 연혁, 지세, 인구, 세금, 특산물 등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가로 45㎝, 세로 85㎝ 크기에 달하는 경상도지리지는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인 서지학자 마에마 교사쿠가 그 무게를 달아봤다는 일화가 전해질 만큼 방대한 분량이다. 또한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명시한 ‘세종실록지리지’와 더불어 ‘신증동국여지승람’이 공개되며, 암행어사가 휴대했을 법한 소형 지도 등 실용적 유물도 만날 수 있다.
2부 ‘숫자로 보는 국가’는 조선이 철저한 기록과 통계의 나라였음을 보여준다. 관람객들은 각종 인구·토지·군사 지표를 통해 조선의 국가경영 방식을 가늠할 수 있다. 당시의 주민등록등본 격인 ‘준호구(准戶口)’ 및 각 고을의 토지와 세금 등 상세한 통계를 담은 ‘읍지(邑誌)’가 눈길을 끈다. 특히 왕과 일부 대신만 열람할 수 있었던 일종의 ‘국정 빅데이터’인 ‘만기요람’에는 국가의 재정부터 무기고의 칼과 총의 개수까지 정밀하게 기록돼 있다. 이 밖에도 산송(묘지 소송)을 위해 그린 ‘산도(山圖)’와 토지 매매 문서 등은 당시 땅을 둘러싼 치열한 사회상을 반영한다. 노비에게 몰래 땅을 팔아먹은 스님을 고발하는 문서도 보인다.
3부 한글 지도첩 ‘전지도’는 독도를 ‘방산도’로 표기했다. 한자 ‘우산도(于山島)’의 ‘우(于)’자를 ‘방(方)’자로 오독해 기록한 흔적이라 한다. 또한 지도의 거리 기점을 한양이 아닌 대구로 삼은 ‘해좌일통전도’도 볼 수 있다. 또 고산자 김정호의 대작들을 한자리에 모은 공간도 볼 수 있다. ‘대동여지도’는 물론, 대동여지도보다 7000여 개의 지명이 더 수록된 ‘동여도’, 그리고 대동여지도 제작의 기반을 다진 필사본 지도인 ‘동여’를 만날 수 있다.
4부 ‘사람과 삶의 흔적’은 기록의 행간에 스며든 삶의 모습들을 조명한다. 시문과 인물, 고적 자료를 중심으로 땅을 터전 삼아 희로애락을 나누었던 옛 사람들의 생생한 흔적을 만날 수 있다.
한편 박물관 측은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해설 QR코드,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촉각 체험물과 수어 해설 영상, 전시장 중간의 퀴즈 코너 등을 마련했다.
/안영선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