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금류 공격으로 보호하기 위해 지붕을 만들어 집 한채 짓는데 2000-3000번 나뭇가지 물어 와
까치는 보통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며,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한평생을 함께하는 부부 인연을 이어간다. 매년 새로운 파트너를 찾는 것이 아니라, 작년에 같이 살던 그 배우자와 올해도, 내년도 계속해서 가정을 꾸린다.
집 짓기에 대해서는 까치마다 ‘취향’과 ‘상황’에 따라 다르다. 기존에 지어놓은 둥지가 튼튼하고 안전하다면, 매년 조금씩 보수하고 나뭇가지를 덧대어 다시 사용한다. 그래서 오래된 까치집은 시간이 갈수록 덩치가 점점 커지는 것이다. 태풍이나 강풍으로 집이 망가졌다거나, 주변 환경이 위험해졌다고 판단하면 근처에 새집을 짓는다.
까치는 지능이 매우 높은 새다. 부부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어 천적을 방어하고 먹이를 구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 서로의 습성을 잘 알기 때문에 ‘팀워크’가 좋다는 것이다.
만약 부부 중 한 마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 그제야 새로운 짝을 찾는다. 사람처럼 나름의 ‘재혼’ 과정을 거치는 셈이다. 혹시 집 주변에 자주 보이는 까치 부부가 있다면, 아마 작년에도 그 자리에서 사랑을 속삭이던 그 커플일 확률이 높다.
까치 부부의 집 짓기는 아주 정교한 설계와 협동심이 돋보이는 ’자연의 건축학‘이다. 보통 2월에서 3월 사이, 찬바람이 가시지 않은 초봄부터 이들의 공사는 시작된다.
까치 부부의 신혼집 건축 과정을 단계별로 정리하면, 까치 부부는 보통 마을 근처의 높은 은행나무, 미루나무, 아까시나무 등을 이용하며 때로는 전신주도 찾는다. 높은 곳은 천적의 접근을 막기 좋고 탁 트인 시야로 주변 위험을 빨리 감지하기 좋기 때문이다.
집의 뼈대는 강풍에도 견디는 튼튼함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주로 굵고 마른 나뭇가지를 이용한다. 신기하게도 나뭇가지를 서로 엇갈리게 쌓아 올려, 태풍이 불어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한다.
암수가 함께 가지를 물어 나르는 공동 작업을 한다. 수컷이 재료를 구해오면 암컷이 집을 다듬는 식으로 분업도 한다. 골조가 완성되면 내부를 채우고 보온되게 한다. 알을 낳고 새끼를 키워야 하기에 집 짓는데 많은 공을 들인다.
나뭇가지 사이사이를 진흙이나 찰흙으로 매워 바람을 막고 구조를 결속시킨다. 가장 안쪽에는 부드러운 깃털, 풀뿌리 혹은 동물의 털을 깔아 푹신하고 따뜻한 보금자리로 만든다.
다른 새들과 구별되는 까치집의 가장 큰 특징은 ‘지붕‘이다. 대부분의 새집은 위가 뚫린 사발 모양이지만, 까치는 위를 나뭇가지로 덮어 돔(Dome) 형태로 만든다. 이는 매나 부엉이 같은 맹금류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다.
출입구는 옆으로 작게 낸다. 재미있는 사실은 집 한 채를 짓기 위해 까치 부부는 약 2000~3000번 넘게 나뭇가지를 물어 나른다고 한다. 작년에 쓴 집을 수리해서 쓰기도 하지만, 대개는 그 근처에 새집을 짓는 ‘신축‘을 선호한다. 까치 부부의 집 짓기는 약 2주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걸리는 대공사이다.
2월 초 지금이 까치들이 부지런히 나뭇가지를 물고 다니며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는 때다.
/유병길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