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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 '봄바람' 분다

연합뉴스
등록일 2009-06-01 21:11 게재일 2009-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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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불황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던 산업현장에서 봄바람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들어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고, 각종 소비재 판매량이 증가하는 등 실물경기의 회복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 동향’에서도 확인된다.


4월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2.6% 늘었고, 3월에 감소(-1%)했던 서비스업 생산도 한 달 만에 증가세(2.7%)로 돌아섰다.


이 때문에 경기가 이미 바닥을 쳤다는 낙관론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일부 서비스 부문과 제조업 분야의 여전한 침체로 인해 본격적인 경기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에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 전자·자동차·정유·유통 ‘갬’=삼성전자 광주공장은 요즘 에어컨 주문이 밀리면서 잔업에 주말 특근까지 하고 있다. 냉장고 부문은 미주 시장의 수요가 꾸준해 하루 8시간씩 100%에 근접한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을 예상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에어컨 예약 판매가 3월부터 괜찮았고, 냉장고나 세탁기 판매는 예년 사이클로 돌아가고 있다”며 “가전 부분 실적이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전자도 여름철 가전시장이 활황 조짐을 보임에 따라 총력 생산체제에 돌입했다.


이 회사는 지난 13일부터 경남 창원의 에어컨 공장 라인을 24시간 가동하기 시작했고, 주말 특근을 작년보다 두 달가량 앞당겼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분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최근 공장 가동률을 95% 선까지 높였다.


지난해 하반기 한때 80%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회복세다.


대표적인 내수지표인 백화점과 대형 마트의 매출도 작년에 비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3월부터 5월28일까지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4.0%(기존 점포 기준) 늘었고, 신세계백화점의 매출 신장률은 4월 5.4%에서 5월 8.3%로 상승했다.


이마트, 홈플러스 등 생필품 위주의 대형마트는 백화점보다 실적이 낮지만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는 4월 1.2%, 5월 1.3%, 홈플러스는 3∼5월 3.9%의 매출신장을 기록했다.


◇ ‘낙관하긴 일러’ 경계론도=산업계는 경기가 개선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본격적인 회복세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외 경제상황이 완연하게 회복됐다고 볼만한 뚜렷한 지표가 없는데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의 정치적 불안이나 북한의 도발 같은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 올 상반기에 나타난 일부 지표의 개선된 모습이 정부의 경기 부양책 등에 따른 인위적인 결과인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의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실제 자동차의 경우 작년 말부터 시행된 개별소비세 인하 시책이 6월 말로 끝나면 7월부터 국내 수요가 다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일부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업들이 신규 사업과 설비투자를 크게 줄인 상태이고, 북한의 도발 같은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돌아섰다고 단언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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