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가진 바를 보다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 중요하다.
‘아나바다’ 운동의 예처럼, 노후한 장비를 아껴쓰고, 다시 쓰는 일이야말로 혁신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포스코 포항제철소 외주파트너사인 ㈜에이스 엠은 제철소 혁신의 초입에 위치하고 있다. 아픈 몸을 치유하는 의사처럼, 포항제철소의 변화를 진단해 가는 에이스 엠을 찾아가 봤다. 〈편집자주〉
㈜에이스 엠은 설립 이듬해인 2008년 1월 5일 전직원이 모여 QSS 활동 발대식을 가지고, QSS 활동 중단기 마스트 플랜을 수립, 본격적인 혁신활동을 시작했다.
이 해에 에이스 엠은 전직원을 대상으로 QSS 기본 교육, 마인드 함양 교육, 포항제철소 및 사외 우수업체 벤치마킹 등 직원들의 변화관리를 위한 교육을 꾸준히 실시했다.
에이스 엠의 QSS 활동은 24개 팀을 중심으로 정비시간 단축, 정비품질 향상, 사고예방 및 작업환경 개선 등에 대한 낭비요소를 중점 발굴한 뒤 즉 실천 및 과제활동을 통해 개선하고 있다.
또한, My Machine 활동의 일환으로 정비작업용 Jig 개발과 함께 현장배치 고정 용접기의 표준화 작업도 전개하고 있다.
에이스 엠 혁신에 있어 특이한 점은 바로 ‘즐거운(Fun)’이 라는 구호에 있다.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회사야말로 가장 탄탄하고, 능동적인 작업장’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는 구호다.
이를 위해 에이스 엠의 경영진은 매일 작업 현장을 방문·격려하고, 솔선활동도 실시하는 등 직원들로 하여금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
그리고 전직원을 대상으로 QSS 활성화를 위한 Work Shop을 연 2회, 조직단위 Team Power 활동을 연 4회 실시하고 있으며, 전사체육대회, 직원 가족과의 일체감 조성을 위해 부인 초청간담회도 마련하고 있다.
이 밖에도 매월 경영진과 직원들 간의 도시락 간담회, 계층별 저녁간담회를 통해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수렴, 즉석에서 해결해 주기도 하면서 상호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올해 에이스 엠은 혁신활동의 활성화기로 정하고, 새로운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
이에 QSS 일일활동계획을 개인·공용 공간 정리·정돈과 학습, 팀별 과제수행, 작업도구와 작업현장의 5S 활동 등으로 구분해 요일별로 전원이 참여하는 실천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정비작업 현장에서 작업공구와 설비부품의 정리·정돈 활동을 모범적으로 실천하고 있으며, 정비작업 방법 개선을 위해 각종 Jig 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QSS 개선 리더, 개선전문가 양성과 함께 학습동아리 활성화를 통해 지식정보를 공유하고 회사 실정에 맞는 자체 교육과 사외 전문기관의 위탁교육 실시 등으로 실천력 있는 분야별 전문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에이스 엠은 3년차인 2010년도를 체질화기로 정하고, QSS 활동의 일상화를 통해 정비작업현장의 모든 요소별 낭비요인을 지속적으로 제거함으로써 작업현장의 체질을 개선해 나갈 것이며, 낭비 없고 재해 없는 현장을 만들어 가고자 준비하고 있다.
/신동우기자 beat082@kbmaeil.com
■ ㈜에이스 엠은
2007년 7월 창립해 포항제철소의 주요 제품 생산공장인 열연, 후판, 선재, 냉연, 전기강판, 스테인리스 등 압연지역의 기계설비 정비작업을 수행하는 기계 정비 전문 외주 파트너사이다.
‘무재해 실현과 최고수준의 정비 서비스 제공’을 통해 외주 파트너사의 에이스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철저한 기본의 실천과 고객지향적 혁신활동을 습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말이 통하는 회사(Communication), 원칙이 지켜지는 회사(Standard),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회사(Fun)’를 만들어 가기 위해 직원 모두가 다함께 힘을 모으고 있다.
2008년 6월에는 직원들의 결의로 ‘영구 임금 무교섭 위임 선포식’을 실시해 노사간 신뢰를 굳건히 했고, 이를 바탕으로 10월에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KOSHA 18001 인증을 획득했다.
직원들의 자기능력계발과 전문기술 자격증 취득을 돕기 위한 교육시스템 마련, 해외체험 연수, 사외강사 초빙, 사외 위탁교육 실시 등 적극적으로 학습하고, 창의적인 자세로 끊임없이 혁신하는 실천경영을 지향하고 있다.
/신동우기자 beat082@kbmaeil.com
“소통·의미 공유가 혁신의 출발점”
정리·정돈 초점 맞추고 참여도 높이는데 주력
장기적 변화 추구, 중간 관리자 모범 역할 중요
■ 김병필 사장 인터뷰
㈜에이스 엠의 김병필 사장은 ‘말’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수다스러움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단어 그대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의미를 공유하기를 즐긴다. 그래서 김 사장의 혁신 철학에는 언제나 ‘소통’이 중심에 있다. 서로 이해해나가는 작업, 이것이 에이스 엠 혁신의 첫 출발점인 셈이다.
-에이스 엠을 간단히 소개하신다면.
▲아마 포항제철소의 ‘팀 닥터(Team Doctor)’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과거 포철산기의 정비부분에서 출발해 2007년 7월 1일부로 신설된 회사입니다.
포항제철소의 실 제품이 나오는 공정인 압연지역 기계 설비 정비를 전문으로 하는 외주 파트너사이죠.
-에이스 엠만의 혁신 과정이 있다면.
▲역사가 짧다 보니 사실 그렇게 큰 결과물은 아직 없는 상태입니다. 지난해 1월부터 혁신을 시작했죠. 하지만, 열의 면에서는 다른 누구보다도 저희 직원들이 뛰어나다고 믿습니다.
저희는 지난해 후반부터 ‘정리·정돈→문제점 발견→개선 및 안전 조치→품질 향상’이라는 마스터 플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정비용 지그(Zig)도 만들었고요. 이처럼 저희 회사의 혁신은 완성도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혁신은 어떻게 진행돼 왔습니까.
▲정비 부분은 매일 작업현장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맞춤형 혁신 계획을 설계하는 것이 힘듭니다. 또한, 항상 돌발사고를 대비해 상주 근무자를 두다 보니 교육 시간이 너무나 부족했습니다.
이에 저희는 우선 정리·정돈에 초점을 맞추고, 교육에 참여하는 사람에게는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하는 등 참여도를 높이는데 주력했습니다. 물론, 관리자로서 경영진이 먼저 움직여야 했죠.
이 과정에서 저는 경영진들에게 조건 없는 칭찬을 주문했습니다. 설사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함께 나아가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식으로 갈까’ 하는 방향성을 가지고 장기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싶었습니다. 괜히 조급한 마음을 가져봤자 소수 중심의 변화에 그칠 뿐이니까요.
-혁신에 있어 경영진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혁신에 있어 중간 관리자의 역할은 무척 중요합니다. 직원 간의 편차가 큰데 관리자가 이를 무시하고 밀어붙인다면 결코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기 어렵습니다. 잘하면 잘하는 데로, 못하면 못하는 데로 모든 이들이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중간 관리자가 늘 지켜봐야 합니다.
예를 든다면, 성적이 제각각인 학생들이 모여 있는 학교에서 한 명의 낙오자도 없도록 늘 애쓰는 교사의 모습이 혁신에 나서는 관리자의 모범이 아닐까요.
물론, 중간 관리자도 능력의 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업무를 추진하다 보면 추진력은 강한데 포용력이 약하다던가, 또 그 반대의 모습으로 고민하는 관리자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그 위의 관리자가 다시 보듬어야 될 문제라고 봅니다. 학교에서도 담임선생님이 어려운 일을 학생주임, 교감, 교장 등이 해결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사장님이 생각하시는 혁신이란 무엇입니까.
▲혁신이란 서로 보완해가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모난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 완벽한 원을 이루는 것이 바로 혁신입니다. 그러기에 혁신은 ‘진화’가 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혁신이란 서로 보듬고, 아울러서 변화에 살아남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동우기자 beat082@kbmaeil.com
“지역민과 손잡고 사랑·희망 나눠요”
해도동 환경정화 활동 등 다양한 지원
독거 노인·소년 소녀가장 위문품 전달
■ ‘물질 봉사보다는 노력 봉사’
㈜에이스 엠은 창립 이듬해인 2008년 1월에 에이스 엠 봉사단을 발족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지역민의 고충을 함께하고,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활동들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물질 봉사보다는 노력 봉사’라는 슬로건 아래, 매월 대상시설을 방문해 빨래건조대 및 옥외계단 설치, 놀이시설 보수 등을 수행하고 있다.
2008년 4월에는 포항시 남구 해도동과 자매결연을 맺고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해도동 내 무지개공원 개보수 작업, 형산강둔치 환경정화작업, 동해시장 활성화를 위한 음식점 이용 및 물품구매, 명절 또는 연말연시 해도동 내 경로당·독거노인 및 소년소녀가장세대에 위문품 전달 등이 그것이다.
또한, 봉사단 설립과 동시에 매월 직원 개개인이 희망계좌만큼 기부하고, 직원 기부액만큼 회사도 기부하는 ‘Matching Grant’ 방식을 도입했다.
이렇게 마련된 기금은 포항시 새마을지회를 통해 독거노인 가정에 밑반찬을 배달하고, 어린이재단의 ‘혼자 먹는 밥상’을 통해 불우가정의 소년소녀에게 장학금으로 지원된다.
그리고 지적장애인 훈련시설인 ‘멘토의 집’에 매월 소정의 금액을 기부하고 있으며, 지난 연말에는 ‘희망 2009’ 행사에 임직원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기도 했다.
지역경제를 위해서는 전통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죽도 시장 상품권’을 대량 구매해 직원 가족의 명절제수용품 구매시 죽도 시장 이용을 독려코자 2차례 지급했다.
/신동우기자 beat08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