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난(河南)성 이양(宜陽)현 국토국 청사의 바닥에는 대형 팔괘(八卦)가 새겨져 있다.
공공건물을 신축할 때 유명한 도사를 불러 풍수를 살피는 것은 이제 중국에서 보기 흔한 광경이 됐다.
사회주의 건설과 함께 ‘퇴치’됐던 미신이 개혁개방에 따른 자본주의 바람을 타고 부활하기 시작했으며 관료집단이 앞장서서 미신을 신봉하고 있다고 인민일보가 2일 꼬집었다.
일부 관료들은 아예 공산주의 사상을 포기한 채 봉건적 미신이나 풍수를 신봉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회적 해악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미신을 믿고 신봉하는 관료들의 행태는 다양하다.
전통 의식을 빌미로 제사를 지내는 것은 물론 공금을 들여 향을 사르고 연수를 핑계로 절을 찾아 예불을 드리는 관료들이 있는가 하면 집에 관음보살을 모시기도 하고 공공기관을 신·개축 할때 풍수가를 부르고 팔괘도와 부적을 거는 것이 공공연한 일이 돼버렸다.
본연의 업무는 뒷전으로 한 채 봉건 신앙이나 미신적 습속에 매달리는 관료들까지 등장했다.
중국의 관료들이 왜 미신이나 기복 신앙에 빠진 것일까.
인민일보는 그 이유를 합리적이지 못한 관료 시스템과 부패한 관료들의 보신주의에서 찾고 있다.
일한 만큼 인정받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탓에 청탁을 하고 연줄을 잘 타야 승진할 수 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인맥을 동원하기에 바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절대적 존재에 의지하는 기복(祈福) 신앙이 살아나고 있다는 것.
부정한 방법으로 치부한 관료들은 언제 발각될지 모르는 불안감에서 벗어나 심리적 안정을 찾기 위해 미신을 숭배하고 있다.
전 헤이룽장(黑龍江)성 정협 주석 한구이즈(韓桂枝), 전 충칭(重慶)시 선전부장 장중하이(張宗海), 전 허베이(河北)성 상무부성장 충푸쿠이(叢福奎) 등 부정부패로 옷을 벗은 전직 관료들은 예외없이 풍수나 미신에 빠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