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최근 거래가 재건축 단지, 그것도 저가 매물에만 대체로 한정돼 있어 아직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좀더 우세하다.
이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직은 바닥을 찍었다고 보기 어렵다. 저가 급매물이 팔린 데 따른 일시적 효과”라며 “가을철 시장 변수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거래시장 침체 `일단 멈춤… “회복 기대”=31일 부동산 정보업체들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올해 봄부터 이어진 거래시장의 장기 침체가 일단 멈춰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부동산114와 국민은행, 부동산1번지, 닥터아파트는 일제히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시세 변동률이 0%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멈춘 것은 부동산114와 닥터아파트 집계로는 17주, 부동산1번지 집계로는 22주만이다.
수도권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보합세를 기록해 7주 연속 가격 하락이 중단됐다.
특히 부동산114 조사에서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 시세가 전주 대비 0.08% 오른 것으로 나타나 드디어 집값이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전셋값 폭등을 견디다 못해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가 늘어난다는 사실이 이와 같은 `바닥론`을 뒷받침한다는 주장이다. 재건축 아파트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인근의 D공인 관계자는 “6월에는 총 9건이 거래됐는데 7월에는 비가 많이 왔는데도 거래 건수가 20건에 이른다. 급매물은 다 사라졌다”라고 전했다.
한동안 급매물만 간간이 매매가 성사되는 분위기였지만 이달 들어 싸게 나온 아파트 물량이 거의 다 팔려나가면서 가격이 1천만~2천만원씩 올랐다는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보통 재건축 단지에 제일 먼저 신호가 오기 마련인데 많은 사람들이 지금이 저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바닥이라고 인식해 한발 미리 시장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닥론은 시기상조”… 급매물 소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하지만 몇몇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회복을 근거로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고 보는 것은 이르다는 반론이 좀더 우세한 편이다. 우선 다수의 일반 아파트 매매시세는 여전히 침체 상태라는 점이 `시기상조론`의 근거로 꼽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 시세는 16주 연속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다 지난주 0.08% 상승한 반면 일반 아파트 시세는 지난주에도 0.02% 떨어졌다. 재건축 시장의 회복세가 일반 주택시장으로 아직 옮겨붙지 않았다는 뜻이다.
서울 강남권의 주요 재건축 아파트값이 최근 반등한 것은 사실이지만 급매물이 팔린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지 아직은 주택시장 전반의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 인근의 A공인 관계자는 “3개월 정도 거래가 둔화됐다가 최근 2주 동안 가격이 바닥권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대기하던 수요자들이 급매물을 매수하기 시작했다”면서도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나머지 매물은 비싸다보니 추격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고 있어 강보합세에 머무른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 “아직 바닥 아냐…변수도 많아”=집값 회복 논쟁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바닥론`보다는 `시기상조론`의 손을 들어준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연구소장은 “작년에도 6월 말에서 7월까지 단기적으로 거래가 좀 됐는데 올해도 똑같은 패턴으로 `반짝 거래`가 되는 것 같다”며 “가을 이사철과 맞물려 조금 더 올라갈 수는 있지만 바닥을 치고 올라간다고 표현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