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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사가 왕평 재조명 `활발`

최원준기자
등록일 2011-09-19 21:00 게재일 2011-09-1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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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적 재능 가진 민족문화예술가”

영남대 이동순 교수 강연 모습.
【영천】 왕평은 단순한 대중예술가가 아닌 천재 재능을 가진 민족문화예술가로 영천시의 왕평을 기리는 사업은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영남대학교 국문학과 이동순교수는 지난 17일 영천 시민단체인 희망영천시민포럼(공동대표 정동일 이규화)이 주최한 `왕평 이응호선생 학술강연회`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왕평생가터에 무인모텔 공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왕평에 대해 `그가 누구며, 어떤 인물인지` 재조명하는 기회가 됐다.

이날 이동순 교수는 “왕평이 지은 노랫말은 남과 북 온겨레사람들이 함께 노래 한다”며 왕평을 매우 높이 평가했다.

왕평에 대해 최초로 논문을 쓴 이 교수는 “왕평선생은 작사가, 극작가, 시나리오 작가, 배우, 만담가 따위로 나눠서 볼게 아니다”며 “일본제국주의 식민지시대에 민족 전통성과 역사, 주체성을 대중문화로 드러내고자 했던 분”이라고 평했다.

또 식민지 아픔을 겪는 청년들에게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자 대중문화운동을 이끈 선구자였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교수는 “가요시(가사) 작품은 전통민요 음률에 바탕을 두고 민족주체성을 유지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왕평은 짧은 삶동안 150여곡이나 되는 방대한 가요시를 지었는데 민족전통에 대한 애착, 슬픔과 비극이 담긴 세계관, 이별, 사랑, 청년 세대에 대한 희망, 국토사랑, 인생무상,이국에 대한 동경, 희화와 풍자 등으로 설명했다.

이 교수는 국토사랑에 대해 말하면서 “왕평선생이 고향인 영천에 대한 그리움이 국토사랑으로 이어졌다”며 대중적으로 알려진 `조선팔경가(대한팔경가)`를 예로 들었다.

이교수는 또 “왕평 아버지가 일본제국주의자들의 눈을 피하고자 승려가 된 것과 일제가 토지몰수로 인한 가족간 이별”을 말하며 그 당시 민족 애환을 노래로 말하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연회에 초대받은 왕평 친동생 이응린옹(86)은 나이답지 않은 카랑한 목소리로 왕평 생가터 보존 등에 소홀한 영천시에 날선 비판을 거침없이 해 강연장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최원준기자 wonj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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