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업체 입주철회 선언… 시장 나서 사과
시의원들의 도를 넘는 폭언으로 해당 기업체가 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철회하는 사태로 번지는 등 시정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영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이춘우) 의원들은 지난달 22일 영천시 고경면에 들어설 고경일반산업단지를 현장답사했다. 이 자리에서 시의원들은 영천고경산업단지(주) 책임자인 황보상근 부사장에게 폭언을 했다. 이어 고성이 오가며 심한 언쟁까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황보 부사장은 “의회에서 현장방문을 온다고 해서 산업단지조성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했다“며 “회사가 돈도 없고 어렵다는 등 뜬소문을 시의원들이 어린애 취조하듯 고압적으로 말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고 실토했다.
그는 또 시의원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영천시 고위간부를 통해 책임자 사과를 요구하는 압력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고경일반산업단지 대주주인 성진지오텍(울산 소재) 전정도 회장은 시의원들에게 사과를 한 뒤 사업계획을 전격 철회하고 직원들을 울산으로 철수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당황한 영천시청은 지난 4일 김영석 영천시장이 울산으로 내려가 전정도 회장을 설득하는 등 곤욕을 치러야 했다.
황보 부사장은 “전 회장이 영천시의회 의장은 만나지 않게다고 해 김영석 시장이 혼자 내려가 대신 사과를 하고 사업철회를 재고해 줄 것을 부탁했다”고 밝혔다.
현장에 있었던 시의원 A씨는 “시민들을 대표하는 시의회가 국가(시)예산이 들어가는 산업단지에 방문하는 것은 당연하고 입주업체의 사업의지를 타진한 것이 뭐가 잘못됐느냐”고 반문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시의회 의원들이 토지편입 주민들이 토지재결(토지가격 새로 조정해 달라는) 신청을 도청에 한 것도 모르고 현장을 방문해 업체를 득달까지 한 것은 어의없다”고 꼬집었다.
황보 부사장은 “국(시)비가 들어가는 곳은 도로, 상수도, 통신 등 공공기간산업이다. 이 부분은 시에서 예산을 집행하지만 우리가 하는 것은 순수 사업부분이다”며 “시의회의 도를 넘는 행위로 산업단지에 대한 불확실성만 커졌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고경일반산업단지 규모는 약 156만㎡에 사업비 2천여억원의 규모로 내년 상반기 완공할 예정이었다.
/최원준기자 wonj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