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점포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매년 1~10월까지 자사 DB에 등록된 서울 소재 점포매물 6만6천989곳을 조사한 결과, 올해 등록된 점포매물 수는 9천6개로 전년동기대비 42.62%(6천689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위기 이전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보통 시장에 나오는 매물 수는 매년 경제상황에 따라 증가하거나 감소하지만 이처럼 1년 만에 절반에 가까운 변동량을 기록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는 또 이전 4년간 시장에 나온 점포매물 수 변동량 현황을 통해서도 감지가 가능하다.
지난 2008년 등록된 점포매물 수는 국제 금융위기 여파로 2007년 대비 44.07%(4천575개) 늘어난 1만4천957개였다. 이후 이 같은 기조가 유지되며 2009년 1만6천949개, 2010년 1만5천695개의 매물이 각각 등록됐다. 올해를 제외하면 매년 1만개를 넘는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등록된 점포매물 수의 감소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자영업자 수 증가와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즉 창업자 급증 현상이 점포매물 감소로 이어지며 금융위기 이전의 시장 상태로 돌아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점포매물 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점포 권리금에도 이와 비슷한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올해 평균 권리금이 이전 지난 3년에 비해 1천만원 이상 오른 것.
또 올해 10월까지 등록된 점포매물의 평균 권리금은 1억1천870만원(평균면적 148.76㎡)으로 최근 5년 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7년 평균 권리금은 1억1천100만원이었고 이후 3년(2008~2010년) 간 평균 권리금은 1억542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점포매물의 전체 면적과 권리금 총액 데이터를 이용해 표준 권리금(3.3㎡당 금액)을 산출한 결과도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올해 등록된 매물 9천6개의 3.3㎡당 권리금은 263만3천168원으로 나타났으며, 최근 5년간 가장 높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만9천57원(11.38%) 오른 것으로 2007년에 비해서는 5만6천131원(2.18%)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흐름은 표면상으로 창업시장이 호황을 맞은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여전히 자영업계의 체감경기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역의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포항에서도 진입장벽이 낮고 점포별 경쟁력이나 기술특화 창업과는 거리가 먼 업종들로 창업이 집중되고 있어 경기가 더 악화되면 전문성이나 경쟁력을 가지지 않은 자영업자들이 줄줄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도 “지표만 보면 호황으로 보이지만 실제 경기와는 동떨어진 것이어서 위험신호라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예비창업자들은 남들 다 하는 업종을 과감히 배제하고 본인의 경력을 살린 경쟁력 있는 업종을 찾거나 창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실제 점포라인을 통해 계약이 완료된 점포 중 매매 사실을 공개한 점포매물 180개를 무작위 선별해 조사한 결과 거래량이 가장 많은 상위 5개 업종은 커피전문점(41개), PC방(18개), 분식점(17개), 고깃집(15개), 한식점(10개) 순이었다. 모두 자본만 있으면 손쉽게 창업이 가능한 업종들이다.
/윤경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