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세금내는 나무 석송령·황목근서 기원제수령 800여년 느티나무 `안동부 신목고유제`
정월대보름을 맞아 안동과 예천을 비롯한 경북북부지역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전통제례 의식이 잇따라 열려 관심을 모았다.
특히 예천군에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세금을 내는 석송령과 황목근이 마을의 수호신의 자리를 지켜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예천군은 6일 밤 12시 감천면 천향리 `석송령`과 용궁면 금남리 `황목근`에서 풍년농사 및 군민 안녕을 기원하는 동제를 올렸다.
동제는 마을의 수호와 안녕, 풍요를 위해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지내는 민간의례의 하나다. 현재 예천군에서는 60여 마을에서 동제가 행해지고 있다.
전국에서 세금내는 나무로 유명한 석송령과 황목근은 마을의 신목으로 모셔지고 있으며, 각각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제294호 및 제400호로 지정·보호되고 있다.
전하는 이야기에 의하면 석송령은 약 600년 전 풍기지방에 큰 홍수가 났을 때 석간천을 따라 떠내려 오던 소나무를 지나가던 사람이 건져 이 자리에 심은 것이 유래다. 이후 이 마을에 살던 이수목이라는 사람이 `석평마을에 사는 영감이 있는 소나무`라는 뜻으로 `석송령`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1927년 8월 10일 자신의 토지를 남기고 등기까지 해줘 재산을 가진 나무가 됐다. 마을에서는 석송령의 재산으로 마을 학생들의 장학금을 지원해 주고 있으며, 매년 마을의 풍요를 비는 동제를 지내고 있다. 현재 석송령은 6천300㎡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으며, 매년 5만 원 정도의 재산세를 납부하고 있다.
황목근은 5월에 누런 꽃이 피어 누런 `황`자와 나무를 의미하는 `목근`이라는 이름 붙여진 팽나무이다. 황목근과 관련한 기록은 1903년의 회의록 금원계안, 1922년의 저축구조계안, 임원록 등에서 전하고 있다.
현재 황목근은 1만2천899㎡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으며, 매년 2만5천 원 정도의 재산세를 납부하고 있다.
예천군은 소중한 문화유산을 후손들에게 널리 알리고 지역의 문화유산이 오래도록 계승될 수 있도록 매년 동제 등을 지내며 지속적으로 지원·육성하고 있다.
안동시도 6일 밤 12시 안동부 신목고유제를 지냈다.
옛 안동웅부공원 군수 관사터에 위치한 당신목. 높이 15m, 직경 2m의 거목으로 수령 800여년 된 느티나무다. 옛부터 안동 주민들은 이 나무를 토지의 부락을 수호하는 서낭신으로 여기고 `안동부의 신목`이라 부르고 있다.
안동시는 매년 이 곳에서 시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안동부 신목고유제`를 올리고 있다.
안동부의 당제는 기록이 없어 시작연대는 알 수 없으나 1930년께 조사 보고된 `한국의 지리풍수`에 기록돼 있는 내용으로 보아 조선조 초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매년 정월 대보름 첫시에 고을의 책임자가 지내 온 전통풍습이다.
제관인 안동시장은 신목제사를 위해 과일, 어육, 떡류 등 정성껏 마련한 제수로 제사를 지낸 뒤 이 음식을 대보름 아침에 안동시청 부서별로 봉송해 전 직원에게 나눠 먹도록 했다. 예천/정안진·안동/권광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