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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예비후보제도`

이준택기자
등록일 2012-02-08 21:51 게재일 2012-02-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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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신인에 선거 운동 기회 주려 도입현역 `이중 프리미엄` 활용돼 취지 무색
총선에서의 예비후보 제도의 개선을 촉구(본지 1월26일자 1면 보도)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는 가운데 현역 의원들의 예비후보 등록은 또 다른 특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역 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예비후보로서의 선거운동은 물론 현역의원의 신분도 함께 유지하면서 의원으로서의 선거운동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 신인들에게 얼굴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도입된 예비후보 제도가 제기능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의미다. 현역의원들은 의정보고회 등을 통해 수시로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반면 정치 신인들은 얼굴알리기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 신인들이 현역의원을 이길 수 없는 구도였다. 예비후보제를 도입한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대구·경북지역 현역의원 가운데 예비후보로 등록한 의원은 경북지역 7명, 대구 5명 등 12명에 이르고 있다. 경북은 이상득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의원 14명 가운데 절반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셈이다. 대구는 12명 가운데 달서을 이해봉 의원은 출마를 접었고 대구에 도전장을 던진 민주통합당 김부겸 의원을 포함하면 예비후보 등록은 40%가 넘는다.

경북에는 정해걸 의원(군위·의성·청송), 이인기 의원(고령·성주·칠곡), 성윤환 의원(상주), 김성조 의원(구미시 갑), 이철우 의원( 김천), 정수성 의원(경주), 이한성 의원(문경·예천) 등이며 대구는 주성영 의원 (동구갑), 이명규 의원(북구 갑), 김부겸 의원(수성구 갑), 주호영 의원(수성구 을), 조원진 의원(달서구 병) 등이다.

현역 의원들이 왜 예비후보로 등록할까.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선거사무소를 내고 현수막 등을 내거는 등 선거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예비후보의 움직임은 부산한데 정작 현역의원은 뒷짐지고 있는 듯한 모습도 예비후보 등록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역 의원 가운데 일부는 유권자들로부터 `출마하지 않느냐`는 질문도 받는다며 예비후보 등록을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면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은 일부 현역의원들은 평소 지역민과의 철저한 유대관계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따라 일부 현역의원들은 새누리당 공천 신청을 기점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역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일부 지역의 정치신인들은 현역의원의 선거운동에다 예비후보 선거운동의 프리미엄까지 얻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경북지역 모 예비후보는 “예비후보는 당초 정치신인들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삼기 위해 마련된 제도”라며 “현역의원의 마음이 급한 것은 이해되지만 예비후보로 등록까지 하는 모양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준택기자 jt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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