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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회사 눈치보는 김천시

등록일 2012-02-23 22:06 게재일 2012-02-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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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준경 제2사회부

지난 17, 18일 김천에서 시내버스 운행중단사태가 발생했다.

김천에서는 처음 있는 일로 김천시의 교통행정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공개한 사건이었다.

김천지역 시내버스를 운영하는 대한교통은 지난 17일 “유류대가 없다”고 김천시에 통보하고 버스운행을 중단했다. 이어 18일 오후 유류를 공급받아 19일부터 정상 운행했다.

요즘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타보면 승객이 너덧일 때도 있다. 버스운행 횟수는 그대로이고 승객만 줄기 때문인데, 그러다 보니 적자가 날 수 밖에 없다.

적자가 나지만 버스는 항상 그 시간에 달린다. 정부가 적자관련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대한교통도 벽지노선과 비수익노선을 운영한다는 명목으로 연간 23억원 가량의 보조금을 김천시로부터 받고 있다.

김천시는 그러나 이 금액이 적정한지를 판단할 근거도 없고, 그것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알지도 못하고 또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러니 적자 운운하며 보조금을 인상시키려는 버스회사의 시위에도 꿀 먹은 벙어리가 될 수밖에 없다.

시 보조금이 정확하게 산정됐는지, 또 정당하게 집행되는지 전혀 관심이 없다가 정작 일이 터지자 회계를 투명하게 관리하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공청회를 열겠다며 야단법석이다. 소 잃고 외양간만 고치는 격이다.

지난해 후반기에 용역을 의뢰해 노선별 수익금 현황을 조사할 때까지만 해도 고질적인 대중교통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줬지만 거기까지였다.

김천시는 앞으로도 시민을 볼모로 시위를 벌이는 버스회사에 끌려다닐 것이다.

버스회가사 보조금 인상을 목적으로 이번 일을 단행했다면 잘못된 선택임이 분명한데, 이러한 선택의 대가가 무엇인지 알도록 할 수단이나 의지조차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버스회사는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위법행위에다 툭하면 운행중단을 일삼아 왔지만 김천시는 무엇이 두려운지 눈을 감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나서야 겨우 진상을 눈치 채는 김천시의 우둔함이 기가 찰 지경이다. 어떻게 할지를 몰라 눈만 껌벅이는 모습은 차라리 애처롭다.

김천/jkcho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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