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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 같잖다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2-02-24 22:02 게재일 2012-02-2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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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가운데 영남지역에서 많이 쓰이는 용어로 `같잖다`란 말이 있다. 그 뜻은 눈꼴 사나운 품이 제 격에 맞지 않고 아니꼽다. 말할 나위도 없을 만큼 하찮다는 의미이다. 여기에서 `꼴값한다`는 말이 생겼으며 얼굴값, 생긴 대로 노는 것, `꼴 같잖다`는 생김새나 됨됨이 또는 하는 짓이 같잖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타고난 이기주의자로 불리는 미남 미녀가 조금씩 품위에 어긋나는 언행이나 잘난척하는 몰골에는 자기의 외모로 과시되는 경향이 짙다. 어느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미남 미녀일수록 자기 이익에만 집중하는 이기적인 성품을 타고 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유럽의 한 교수가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죄수의 딜레마`라는 실험을 통해서 죄수의 딜레마는 인간의 이기적인 행동양식을 실험하는 게임이론이다. 2명의 공범이 격리돼 심문을 받는 상황에서 서로 믿고 묵비권을 행사 해 똑같이 낮은 형량을 받을 것인지 아니면 상대방을 배신하고 자백해서 혼자만 감형을 받을 것인지를 선택하는 실험이라 한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두 가지 입장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게 한 뒤 참가자들의 얼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일반적으로 미인이라고 인식되는 좌우 얼굴이 대칭을 이룬 사람일수록 이기적인 선택을 하는 경향이 높았다고 한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진화의 원리를 들었다. 인간은 잠재의식적으로 좌우 대칭을 이루는 육체를 건강함의 상징으로 여기기 때문에 대칭형 얼굴에서 본능적으로 매력을 느낀다고 알려져 있다. “대칭형 얼굴이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자기 만족도가 높아 타인의 협조나 도움을 구할 필요성을 덜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특성이 수 천 년의 진화과정을 통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미남 미녀는 스스로 잘생긴 용모에 대한 자신감이 넘쳐 남 보기에 볼썽 사납게 여겨지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인간은 자기 자신에 대한 잘난 맛으로 살면서 거기에 대한 자긍심도 대단하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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