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하지 않는 현직 검사를 상대로 무한정 출석을 요구할 수도 없고, 강제구인을 신청해봤자 검찰에서 들어줄 리가 없어 고육책으로 검사가 출석하기 편한 `제 3의 장소'를 물색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을 지휘하는 입장에 있는 검사가 경찰서에 와 조사를 받는 것은 부담이 있다고 판단해 가능한 검찰의 부담을 줄이면서 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 경찰의 고민은 여전히 깊어지고 있다. 제3의 장소 조사마저도 검찰이 불응하면 더 이상 대책이 없다는 것.
실제 경찰 일각에서조차 제 3의 장소에서도 검사가 출석해 조사를 받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박 검사가 서면진술서를 성서경찰서로 보낸 상태로, 더 이상 답변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찰은 핵심참고인인 박성표씨와 피고소인인 박 검사를 상대로 반드시 조사를 벌여야 한다는 입장임에도 박씨는 현재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로 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이고, 박 검사마저 소환해 불응해 진퇴양난의 입장에 처해 있다.
성서경찰서 관계자는 “아직까지 제 3의 장소에서 조사를 할 지 아니면, 강제구인을 신청할지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제 3의장소에서 조사를 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성서경찰서는 경찰청 본청의 지휘를 받아 둘 중 하나의 방법을 조만간에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