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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할 것이 있다면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2-07-12 20:52 게재일 2012-07-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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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자랑할 것도 많고, 자랑하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선거철이 되면 그동안 잠복해 있던 자랑거리가 쏟아져 나온다. 학력을 자랑하고, 경력을 자랑하며, 심지어는 지역을 들먹이며 자기가 최고임을 알린다. 자랑은 자기와 관계되는 사물을 남에게 드러내어 칭찬하는 것을 말한다. 좀 지나치면 뽐내는 것이고, 자기 과시로 비치기 십상이다. 어떤 일을 행사함에 있어서 각계각층의 전문인들도 많고, 경험자가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자기만이 최고이고, 자기만이 능력을 갖춘 자임을 드러내는 경우도 더러 있다. 선거가 다가오면 많은 후보자들이 제각기 자랑함으로써 오히려 유권자들에게 혼란만 안겨준다. 자랑은 진중한 것에 싸여 있을 때 가장 성공한다. 사상가 밀란은 “하등 확고한 권리도 없이 그 누구의 고통 또는 환희의 원인을 만들어 준다는 것, 그것은 우리들의 자랑에 있어서 가장 달콤한 음식이 아니겠는가? 도대체 행복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충족된 자랑이다”라고 했다. 철학자 니체도 “인간은 자랑을 갖고 이미 살 수 없을 때는 자랑스럽게 죽어야 한다”고 했다.

자랑하는 사람을 골탕먹이기로 유명한 해학가이자 `톰소여의 모험`을 쓴 작가 마크 튀인이 어느날 백만장자의 초대를 받았다. 주인은 손님에게 아주 훌륭한 식사를 대접했다. 그러나 식사가 나올때 마다 주인은 식사의 가격을 손님에게 매번 이야기 해주었다. 마침내 디저트로 포도가 나왔을 때 주인은 손님들에게 “이 포도는 알맹이 하나가 돈으로 치면 1달러가 넘는다”고 했다. 저쪽에서 마크 트웨인이 큰 소리로 외쳤다. “참, 그 포도는 맛도 뛰어나고 모양도 훌륭합니다. 저 100달러 만큼 더 보내어 주십시오” 남이 하는 자랑은 듣기 좋고 칭찬할 만한 것인데, 자기가 하니 자화자찬이 돼버린다. 자랑을 한곳에 모으자. 나의 사랑하는 조국, 부모, 그리고 매일 만나는 친구를 자랑하자.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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