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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公)교육의 후퇴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2-07-20 20:52 게재일 2012-07-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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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초중고교생의 사교육비 총규모가 2010년 보다 3.6% 줄었다고 발표했다. 방과후 학교와 EBS 강의 참여 학생들의 사교육비 경감대책이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2009년 교과부는 `사교육과의 전쟁`에서 심야 학원교습 금지를 발표한 이후 현재의 교육정책은 사교육비 줄이기에 올인을 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특수목적고와 자율형 사립고의 신입생 선발권한을 거의 박탈했다. 수능시험문제도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쉽게 출제하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변별력을 떨어뜨렸다. 그 바람에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EBS 프로그램이나 방송했고, 공교육은 더욱 황폐해 지기 시작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사교육을 통해 학교와 교사들이 해야 할 일을 가볍게 해줌으로써 공교육을 후퇴시켰다는 여론과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교육의 먼 미래를 바라보면 학교와 교사에게 자율성을 주고, 학부모에게는 다양한 학교선택권을 부여해 공교육의 책무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 10년간 50억달러를 기부했던 빌 게이츠재단도 `교육의 질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관건은 교사`라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모든 지원은 공교육 강화를 위해 쓰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현명한 방법이다. 사교육에 밀리는 공교육의 효과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기준으로 한 교육평가와 성과급의 연계가 필요하다. 교원평가의 근거를 담은 초중등교육법개정안이 지금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눈치만 보다 법제화를 외면한 꼴이 된 국회 역시 공교육을 후퇴시킨 조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사교육은 못 잡고 공교육만 옛날보다 못한 꼴이 됐으니 교육을 아는 사람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든다. 이것저것 묘안이라고 내놓아 혼란만 일으키지 말고 공교육이 경쟁력임을 명심하면 된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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