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읍사무소~신흥中 2차로 위험천만<br>수년째 개선 요구에도 포항시 뒷짐만<Br>최근 중학생 사망사고… 주민분노 폭발
“오천읍사무소 근처부터 신흥중학교까지 도로를 아십니까? 2차로 길에 차, 사람, 자전거, 병력이동 다 같이 합니다. 특히 신흥중학교 하교시간에는 학생들이 얼마나 위험한지나 아십니까? 요즘 모 코미디처럼 `학생 몇 명 크게 다쳐봐야…아! 바닥에 색칠이라도 해둘걸…` 늦게 일 터지기 전에 현장답사 하시고 애로사항을 시정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난 2009년 12월 2일 포항시 남구 오천읍주민센터 홈페이지 `읍정에 바란다`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이 도로는 수년 전부터 오천읍과 장기면을 연결하는 외곽도로로 사용돼 왔다. 도로폭이 협소하지만 인근에 해병대 교육훈련단과 운전학원, 어린이집 등 다중이용시설이 대거 들어서 있어 교통사고 위험이 꾸준하게 제기돼 왔다. 게다가 최근 포항시 건설과가 발주한 `오천도시계획도로 대2~3호선 개설공사`가 지난 2012년 6월부터 착공에 들어감에 따라 덤프트럭 등 대형 공사차량까지 통행에 가세해 학생들은 더 큰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결국 3년 5개월이 지난 9일 현장 인근의 신흥중학교 학생이 등교를 하다 교통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다.
포항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8시18분께 남구 오천읍 세계리의 포항신흥중학교 앞 사거리에서 K군(13)이 트럭에 치여 숨졌다.
경찰은 길을 건너려던 K군의 자전거 앞바퀴가 트럭 뒷바퀴에 끼면서 K군이 바퀴에 깔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흥중학교 관계자와 학부모 인근 주민들은 지난 2010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포항시와 남구청 등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개선되지 않았고 사망사고까지 발생하자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신흥중학교는 지난 2010년에 통학로 확보 및 개선에 관한 요청을 한 뒤 2011년 4월에도 재요청을 했다. 그때마다 포항시와 남구청 등은 `이 구간은 속도제한 40㎞ 구간으로 지정됐고, 가상방지턱이 설치돼 있다`며 `지방도 등 이동성을 갖는 도로에서의 과속방지턱 설치·차량통행제한·인도확보·차도와 보행로의 분리대설치는 노견협소로 설치가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신흥중학교 학부모회장을 맡고 있는 김정미(35·여)씨는 “학부모로서 먼저 나서 위험요소를 없애지 못해 고인에게 죄송할 따름이며 늦었지만 해야할 일을 하고자 한다”며 “포항시가 공사를 중단하더라도 인도와 횡단보도, 신호등이 설치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건설과 관계자는 “현 공정으로는 올 하반기에 신흥중학교 앞 사거리 주변의 통행로(인도) 설치가 가능하다”며 “신호동(사거리) 체계 운영은 주변 도로가 완전하게 개설되어야 가능하므로 당분간 불편하시더라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대답했다.
한편 `오천도시계획도로 대2~3호선 개설공사`는 오는 2014년 6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