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과 인구가 비슷한 독일 도시 드레스덴이 갑자기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독일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드레스덴에서 평화통일 기반조성을 위한 대북 3대 제안인 `드레스덴 선언`을 발표했고 한국인들에게는 낯설은 이름 드레스덴이라는 도시가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곳 드레스덴의 드레스덴 공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이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을 했고, 남북의 인도적 문제, 공동번영, 그리고 동질성 회복의 3가지 구상을 북측에 제안했다고 한다.
그런데 왜 `드레스덴`인가? 왜 박 대통령은 잘 알려지 있지 않은 드레스덴을 택한 것일까? 독일의 수도이며 베를린 장벽이 있던 베를린이 아니고 또는 상업의 중심지 프랑크푸르트가 아닌 왜 드레스덴을 택한 것일까?
필자는 작년 여름 드레스덴 공대 초청으로 약 두 달간 드레스덴에 머물렀던 경험이 있다. 그런 연유로 드레스덴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은 무엇일까 한번 생각해 보았다.
첫째, 드레스덴은 공산국가였던 옛 동독의 상징적인 중심 도시라는 점이다. 과거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히틀러가 가장 좋아했던 도시라고도 알려져 있는 드레스덴은 통독 이전에는 북한 김일성이 동구권에 올 때 이곳 드레스덴을 꼭 다녀가곤 했다고 한다. 그래서 드레스덴에는 북한의 잔재가 여기저기 남아 있다.
김일성대학에서 공부했다는 사람들도 있고 또 교회에서 만난 어떤 독일노인은 나에게 과거 드레스덴에서 살았던 북한사람으로 부터 받았다는 북한서적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만큼 드레스덴은 통독이전의 동독과 공산주의의 상징적 도시였다.
둘째, 드레스덴은 2차 세계대전 중 완전 파괴후 복구된 도시라는 점이다.
히틀러가 좋아했고 동독의 중심지라는 이유로 독일이 항복한 후에도 연합군은 드레스덴을 철저히 폭격해 완전 초토화 시켰다고 한다.
드레스덴 박물관에서 그당시 장면을 영화로 보았는데 사실상 도시전체가 폭격으로 황폐화 됐고 철저히 파괴됐다. 드레스덴이 자랑하는 유적지들도 모두 파괴됐고 그중에 특히 프라우엔키르케라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교회건물은 흔적도 없이 파괴됐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후 수십년간에 걸쳐 모든 유적지가 복원됐고 도시는 이제 제모습을 찾았다. 통독 독일인들의 역사를 복귀하려는 대단한 집념의 산물이었다. 역사를 중시하는 독일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셋째, 드레스덴은 이제 독일의 산학연 협력 공동체의 대표적인 도시라는점이다. 한국의 세종시가 벤치마킹을 했고, 또 과학단지를 중심으로 산학연 공동체를 구축하려는 대전시가 드레스덴시와 협약을 맺고 자주 왕래하고 있다.
포크스바겐을 중심으로 한 독일의 여러 중심 기업들이 자리잡고 막스플랑크 프라우엔호퍼 등 기초과학 및 응용과학 연구소가 있으며 또한 유럽최대의 글러벌 파운더리라는 반도체 공장 및 연구소가 있다.
이에 이번 박근혜 대통령이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독일 5대공대 명문 드레스덴 공대가 자리잡고 있다.
연구소와 대학의 연구가 서로 협력해 상용화 되고 또한 이를 산업체가 생산하는 환상의 산학연 시스템이 구축돼 있는 것이다.
드레스덴은 이제 번영을 구사하는 도시다.
한국의 고도 경주와 같은 유적을 간직하고 있지만 전 도시를 관통하는 잘 발달된 전차와 버스노선, 각 도시를 잇는 철도와 항공노선은 물론이고 자유로운 시장 경제속에 백화점, 상점 등이 번창하고 있었다. 대학은 세계각국에서 온 학생들로 붐비면서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고 강의도 많은 경우 영어로 진행된다. 한국학생들도 수백명 유학하고 있으며, 연구소 등에 한국연구원들이 흔히 보인다.
언제 이곳이 공산주의 국가였고 도시였는지 전혀 알길이 없을 정도로 자본주의와 자유와 번영이 구가되는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북한의 어떤 도시가 제2의 드레스덴이 될 수 있을까?
신의주, 개성, 원산…. 어떤 도시도 제2의 드레스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통독의 번영의 상징 드레스덴은 이제 통일한국의 번영의 상징인 한반도를 상징한다.
이제 우리는 반드시 통일로 가야 한다. 드레스덴의 번영을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