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도의원 선거서 65~70% 득표율 자랑
6·4지방선거 포항 유권자들의 선택은 역시 새누리당밖에 없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론이든, 박근혜 정부의 대구·경북지역 홀대에 따른 서운함도 뭍혀버렸다. 새누리당의 오만함에 경종을 주겠다고 버렸지만 끝내는 `미워도 다시 한번`새누리당에 표를 몰아줬다.
지방선거 개표 결과 다수의 후보를 내는 기초의원을 제외하고 단일 후보가 나선 포항시장과 경북도의원 선거는 새누리당 후보가 65~70%대의 높은 득표율로 압도했다. 새누리당 후보의 흠결이나 무소속 상대 후보의 인물 경쟁력은 아예 선택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포항의 도의원 선거는 8개 선거구 가운데 6개 선거구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무투표로 당선됐고 선거가 치러진 2개 선거구마저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돼 도의원 8명 전체가 새누리당 후보로 채워졌다. 그나마 선거로 당선된 제2선거구 김희수, 제6선거구 김종영 새누리당 후보는 각각 65.2%, 69.6%의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주민들과의 평소 친밀도로 당락이 판가름이 나는 기초의원 선거 역시 `묻지마 새누리당`투표 행태는 변하지 않았다.
포항시 기초의원 선거는 모두 11개 선거구에서 28명의 시의원을 선출한다.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무려 24명이나 당선됐다.
기초의원 선거구별 득표 현황을 분석하면 `묻지마`투표 행태가 그대로 드러난다. 새누리당은 선거구별로 2~3명의 후보를 세우면서 여성, 초선을 대상으로 `1-가`번을 부여했다. 투표 결과 11개 선거구의 `1-가`후보들은 모두 1등으로 당선됐다.
선거에 처음 도전하는 초보 후보들이 새누리당 다선의 현역 의원들을 압도적인 표차로 앞질렀다.
`1-가`후보들 가운데 이번에 처음 시의원에 당선된 안병국 당선자는 득표율 41.1%로 지역구 4선 의원인 김상원(1-다) 당선자의 득표율 12.1%보다 무려 3.5배나 많은 표를 받았다.
이상근 당선자는 31.1%로 역시 4선 현의원인 문명호 당선자 17.5, 김우현 당선자는 36.9%로 재선의 현 포항시의회 부의장인 장복덕 당선자 25.0%를 크게 앞섰다.
새누리당 현역 시의원으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이준영, 손정수, 이동우, 최상원, 최상철, 이동우, 임영숙 등 7명의 시의원들은 하나같이 `묻지마 투표`의 희생양이 됐다.
새누리당 한 시의원은 “현재 정당공천제에서 1-가 기호만 정당 후보로서의 프리미엄을 가질 수 있다”며 “수십년 의정활동과 지역 활동 성과마저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고 보면 주민들과 평소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같다”고 하소연했다.
/정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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